막상막하 ④<개미>와 <벅스라이프>
막상막하 ④<개미>와 <벅스라이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3.27 23:44
  • 호수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니메이션 양대 산맥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개미왕국 이야기

애니메이션의 양대 산맥인 ‘픽사’와 ‘드림윅스’가 맞붙었다! 개미라는 소재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드림윅스의 <개미(ANTZ, 1998)>와 픽사의 <벅스라이프(A Bug’s Life, 1998)>. 과연 승리자는 누가 될 것 인가?



ROUND1. 나는야 아웃사이더 일개미

“여기보다 나은 세상이 없다면 차라리 애벌레로 돌아가 성장을 멈출래요!”
<개미>의 극을 이끌어 가는 Z가 외친 한마디다. 왜 나는 일개미여야 하는가. 왜 나는 같은 춤을 춰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내며 전형적인 ‘자의적 아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반면 <벅스 라이프> 일개미 플립은 지나치게 긍정적이다. “제가 할게요!”라며 잘해보려 안타까울 정도로 노력한다. 하지만 너무 기발한 아이디어 때문에 항상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플립. 개미들은 이런 플립을 가까이 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싸 중에서도 너무 슬픈 ‘타의적 아싸’가 되겠다.
ROUND2. 어른만화 VS 어린이만화
사랑에 빠진 공주를 보기 위해 전투개미 친구와 잠시 신분을 바꾼 Z. 하지만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지금 당장 흰개미 소탕작전에 투입된다고 한다. 근데 이거 애니메이션 맞아? 애니메이션은 뭔가 풋풋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인줄 알았건만…. <개미>는 다르다. 전투 중 머리만 남은 전투개미의 모습, 또 극중 후반부에 가서는 독재, 집단몰살계획 등 암울에 암울을 더한 소재들이 개미왕국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벅스라이프>가 그리는 개미왕국은 다르다. 메뚜기 떼와 대적하기 위해 개미들이 세운 대책은 가짜 새. 플립이 데려온 각종 곤충이 모여 있는 서커스단과 힘을 모아 메뚜기 떼를 몰아낸다. 마지막에 새에게 잡혀먹는 메뚜기 대장의 모습은 순수한 아이들을 위해 메뚜기가 소리 지르는 장면으로 끝난다. <개미>에 비해 착해도 너무 착한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ROUND3. 픽사 VS 드림윅스
애니메이션의 양대 산맥인 두 회사가 맞붙었으니 서로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개미>를 만든 드림윅스는 <슈렉>, <쿵푸팬더> 등 캐릭터 중심의 오락성 짙은 어드벤처 형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와 합병한 픽사의 작품 <토이스토리>, <업> 등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 한 편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각 회사의 특징처럼 <개미>는 어드벤처가 극대화 된 전개를 이룬다. 드림윅스가 항상 ‘어글리 캐릭터’를 선호했듯이 생긴 것도 진짜 개미처럼 생겼다. 그러나 <벅스라이프>는 귀엽고 앙증맞은 곤충들이 민들레홀씨를 타고 절벽을 뛰어내린다. 우리의 상상력도 바람을 타고 훨훨 날 수 있도록.

수익으로 봤을 때 <개미>는 총 1억 6천만 달러, <벅스라이프>는 총 3억 6천 달러로 거의 3배의 차이로 <벅스라이프>가 앞질렀다. 하지만 영화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기만의 가치가 있는 법. <개미>VS<벅스라이프> 당신의 선택은?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조수진 기자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