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64.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 이영은 기자
  • 승인 2012.11.20 16:32
  • 호수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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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끝난다고 죄도 끝나는 것은 아니다

64.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공소시효 끝난다고

죄도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상황이 반복되는 영화의 전개 아쉬워

 

<내가 살인범이다>는 ‘<살인의 추억> (2003) 속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난 지금, 세상에 나오면 어떻게 될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15년 전, 10명의 무고한 여성을 살해한 연곡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난 후 살인참회 자서전을 출간한다. ‘살인범의 자서전’이라는 흥미요소에 더불어 수려한 외모를 갖춘 이두석(박시후)은 연쇄살인범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는다.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임에도 이 영화에선 계속 싸운다. 참회하는 살인범을 용서할 것인가에 대해서 싸우고, 이두석이 진범인가 아닌가에 대해 싸운다. 공소시효가 끝나도 그 죄가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5년 전 숨 가쁜 추격전 끝에 놓쳤던 범인이 등장하면서 담당형사 최형구(정재영)와 범인 사이의 대결도 다시 시작된다. 최형구는 자신 때문에 여자친구 정수연(민지아)이 희생됐다는 죄책감으로 살아왔다. 범인이 드러난 이상, 최형구는 그와의 질긴 인연을 끝내려 한다.


한편 유가족들은 수면위로 올라온 그를 보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가며 복수를 꿈꾼다. 생사확인이 안된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희생자인 정수연의 어머니인 한지수(김영애)를 중심으로 유가족들의 분노에 찬 복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등장이 너무 뜬금없고 현실성이 없어 영화의 흐름을 끊기도 한다. 또한 복수장면을 액션과 함께 코믹스럽게 그려 반감이 들기도 한다.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조연들을 너무 많이 담으려고 하는 억지스러움이 너무 튄다. 또 영화 중간 중간에 살인범의 팬클럽이 생기고, 그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의 각종 비판 메시지가 나오지만 임팩트가 약했다.


<나는 살인범이다>는 오프닝에서부터 잡힐 듯 말듯한 범인을 직접 쫓아가는 듯 한 추격전 영상으로 관객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나는 살인범이다>의 정병길 감독은 액션스쿨을 수료한 특이한 이력의 감독이다. 정병길 감독은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면서 보는 영화를 목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 액션장면에선 카 체이싱이 워낙 위험하다보니 너무 척하면 척 타이밍과 구도 하나하나 짜져 있어 조금은 억지스러웠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본 기자는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액션과, 정재영과 김영애의 열연이 돋보여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J’라는 반전을 통해 곳곳에서 드러난 단서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수 있는 영화다. 119분. 청소년 관람불가.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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