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 기획취재팀
  • 승인 2012.11.20 22:46
  • 호수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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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프로그램 차려놔도 올라오는 ‘숟가락’ 없어 한숨만

▲<뮬란>, <이집트왕자> 등으로 유명한 작가 레이먼드 싱어의 스토리텔링 강연모습. 빈 자리가 민망하다.

#지난 학기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에서 ‘YES 리더스 기업가정신 특강’의 일환으로 고산 우주인의 강연이 열렸다. 강연을 들은 학생 수는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 포함 60명 남짓. 그중 재학생은 30여명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열린 고산씨의 충남대학교 강연에는 3~400명의 학생이 몰렸다.

이처럼 우리 대학은 준비한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아 부처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부처들은 “학생들이 너무 수동적”이라며 “등록금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인데 참여율이 심각하게 저조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학생들의 관심이 큰 ‘취업’에 관한 프로그램도 외면 받기는 마찬가지다. 취업진로처에서 ‘DLP 세미나’ 강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명사특강은 공개강좌지만 3번의 특강 모두 비수강자의 참여 인원수는 5명 미만이었다.

또한 지난 9월 죽전캠퍼스 취업진로처는 각 단과대학으로 총 10명의 취업지원관을 파견했다. 취업진로처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적어 역으로 취업진로처에서 재학생들에게 ‘찾아가는’ 취업상담관을 파견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발적인 참여율은 낮은 실정이다. 몇몇 고학년만이 참여할 뿐, 주로 취업교과목의 과제로 이용된다.

이세우 진로교육과장은 “프로그램 참여율이 매년 낮아서 학점과 공문으로 학생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특강 참여율이 점점 낮아져 명사초청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비전 2017 감동단국 희망 프로젝트’도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전체 휴강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지 컨설팅 프로그램의 정원은 250명이었지만 절반도 되지 않는 11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또한 너와나의 대화법 프로그램의 정원은 160명이었지만 42명의 적은 인원이 참가했다.

국제처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서비스지원팀 김선영 직원은 “이번 중어권 대학 우수 자매 대학 어학연수에 대한 수요조사를 했는데 참여율이 너무 저조했다”며 “수요조사 참여율이 낮으면 프로그램을 접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교환학생 모집 정원이 다 차지 않아 2차 공고를 내거나 지원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게 적은 참여인원에 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예산과 홍보비용은 높다. 천안캠퍼스 교수학습개발원에 따르면 한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예산은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80만원 이상이 든다. SMS을 이용한 홍보비만 월 100만원 이상이다. 조문주 직원은 “홈페이지 공고, SMS 등으로 홍보를 하는데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율이 항상 저조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로 ‘취업준비’를 드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은지(국어국문·1)양은 “취업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같다”며 “영어를 걱정하기에도 벅차다”고 답했다. 또한 금승호(토목공·2)군은 “자세한 사항을 공지사항으로 찾아보거나 직접 문의를 해야하는데 너무 귀찮다”며 “또한 그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취업진로처 진로교육과 이세우 과장은 “최근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은 토익과 학점뿐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학내에서 열리는 각종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을 적극활용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획취재팀 : 조수진·서동주·김윤숙·이호연·이혜린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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