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크북크 15. 김승일 『에듀케이션』
북크북크 15. 김승일 『에듀케이션』
  • 여한솔 수습기자
  • 승인 2014.04.08 17:47
  • 호수 1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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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이지 않게 시를 말하다

 나는 생각으로 지은 죄도 고백하거든, 대부분 끔찍한 것들이라서. 알려줄 수는 없을 것 같아. 팔다리를 잡고 간지럼을 태웠는데도. 너는 절대 고백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겁이 났다. 저 독실한 신자 녀석이. 끔찍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같은 부대 동기들」 中

 그동안 우리는 고리타분한 교과서적인 시 읽기를 배웠고 현대시보다는 일제시대의 투쟁시, 조선시대 학자들의 시편들을 위주로 접해왔다. 그런 학창시절을 지난 우리가 과연 언제 진짜 시의 매력을 알 수 있었을까.
김승일 시인은 스물 셋에 등단한 젊은 시인으로 현대인들이 알 수 있을 법한 단어들과 말투를 활용하지만, 사물이나 상황을 보는 시선이 꽤나 도발적이고 참신하다. 또한 본인이 만들어낸 상황 자체에도 기발함이 보여 시를 읽는 ‘재미’를 엿볼 수 있다.

 모든 시가 ‘시적’일 필요는 없다. 어쩌면 자극적이기도, 솔직하거나 독특한 상상을 자극하는 것들로 끝나기도 한다. 김승일의 시집 『에듀케이션』은 서간체의 시들이 주로 있어 독자에게 말을 걸거나, 혼잣말을 하거나, 편지를 쓰듯 화자와 소통을 하는 문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도 그의 우스꽝스러운 주절거림이 하나의 참신한 작품이 되어 느껴진다. 화려하거나 대단한 구절은 많지 않다. 때문에 어려운 말이나 심한 비유법, 은유법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의 법칙을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시가 어렵다고 느낀다는 건 아직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라면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일상보다 좀 더 독특한 시각을 찾는 독서를 해보자. 소설보다는 간결한 문장에 힘이 실려 있는 시를 접하면서, 그동안 지나쳤던 단어들 간의 파격적인 배열을 느끼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여한솔 수습기자 5213213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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