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자석- 미워도 다시 한 번
주간 기자석- 미워도 다시 한 번
  • 최형균
  • 승인 2014.04.09 12:50
  • 호수 13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에 접어들면서 봄기운이 냉기를 몰아내고 있지만 우리 대학엔 아직 그 기운이 스며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치열한 학교와 총학생회의 ‘갑론을박’이 그것이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재정위기론’은 1월에 개회된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학교 측에선 2014년 예산안에서 지출대비 수입이 300억여 원이 부족하다며 학생 측에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외부회계사도 이에 우려를 표했다 하니 회의 참석자들이 느꼈을 당혹감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죽전 총학생회장은 등심위에서 기권표를 던졌다. 전례가 있음에도 학교는 이제 와서 ‘우리 대학의 재정은 건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 당시에 ‘재정이 불안정하다’고 했던 말은 어떻게 된 건가. 단순히 등심위를 조속히 끝내기 위한 ‘꼼수’였던 것인가.
이후 학사제도 변경에서도 학교 측은 협의기한을 단독으로 축소하려 하면서 다시 한 번 소통의 문제를 보였다. 학사제도는 학생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안이었던 만큼 신중하지 못했던 처사라 생각된다. 공동체 구성에 있어 ‘신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구성원 간에 파열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학교에도 주효하다.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 학교와 학생 쌍방에 깊은 골을 만들었음을 학교 측도 유념했으면 한다.
총학생회 측에서도 일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행했다. 학사제도를 논의하는 대학발전협의회에 일부 학생들과 함께 학생처장실에 무단으로 진입해 사진을 찍고 ‘돌발영상’이라는 미명하에 SNS에 올렸던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조급함을 느낄 순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절차를 지키고 상대방과의 협의를 끝까지 지키는데서 정당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SNS에 자랑스레 ‘인증’을 한다고 학생들이 열광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다시 한 번 그 전철을 밟았다. 전체학생총회 대표자 협의회 당시에도 진입시도가 있었다. 당초 본관 1층 로비에서 선전전을 하기로 학교 측과 협의한 것을 어기고 일부 학생회 간부들이 회의실에 진입하는 행위를 독려했다.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회의상황을 전해 받아 흥분한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회의를 기다려야 했지만 오히려 이들을 이끌고 회의실에 난입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는 총학이 SNS에 올린 당시 상황을 기록한 동영상에서 알 수 있다. 총학 측에서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뒤늦게라도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한 것은 현명한 처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은 분명 문제점이 다분히 존재했다.
학교와 총학 모두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지금의 파행이 어디에서 비롯됐음을 알아야 한다. 서로를 단순히 적으로 단정하는 일련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상호간 진심을 알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결국 해법은 상호입장차가 극명하더라도 둘 사이의 진심을 알고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아무리 서로 싸우더라도 교직원과 학생은 모두 우리 대학의 구성원이 아닌가. ‘미워도 다시 한 번’. 서로를 제대로 알기 위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형균 기자 capcomx6@dankook.ac.kr

최형균
최형균 다른기사 보기

 capcomx6@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