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퓰리처상 사진전 - 지금, 여기,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다
<전시회> 퓰리처상 사진전 - 지금, 여기,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다
  • 김소현 기자
  • 승인 2014.09.03 15:06
  • 호수 13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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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101

사진에 취미가 있거나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책자나 사이트에서 한번쯤 눈여겨봤을 법한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명은 ‘퓰리처상사진전’.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진작품들을 전시해놓은 것이다.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매 해의 사진을 뽑는 이 상은 ‘기자들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그 가치가 매우 크다. 그를 입증하듯 기자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관람객들이 작품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194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작품 230여점이 즐비하게 들어서있어 다소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몇몇 어린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퓰리처상의 의미에 몰두하며 차분한 관람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작품 230여점은 각자마다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전쟁, 기근, 재난과 같은 아픈 역사속의 인간의 슬픔을 담은 작품들이다. 어떤 작품들은 직설적으로 그 전쟁, 기근, 재난의 실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목 놓아 우는 자식의 모습, 폭탄으로 테러된 집에서 불에 타고 있는 사촌들의 시체 두 구를 양 손에 들고 호소하는 남자의 눈물에서 마음 깊은 동정심과 애탄의 마음이 생긴다. 또 이러한 희생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짓밟는 인간의 잔인함을 담은 많은 작품들을 보며 아픈 역사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세상을 꿈꾸게 된다. 퓰리처상 수상 작품외에도 별책부록 같은 또 하나의 전시를 열고 있는데, 이것 역시 색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1951년 한국전쟁 시에 폭파된 다리를 건너는 피난민의 행렬을 찍은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맥스데스포의 그 당시 사진을 추가적으로 전시해놓았다. 서울수복부터 흥남철수까지 가장 긴박했던 순간을 담은 이 전시는 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수많은 희생과 눈물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전시실을 빠져나올 때 가슴 깊숙이 먹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사진작품 외에도 다양한 영상물들을 전시장 곳곳에 상영해서 작품 이면의 상황을 듣거나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한 오스왈드가 총격을 당하는 장면을 포착한 작가에 대한 다큐멘터리, ‘한국전쟁 특별전’의 작가 맥스 데스포 인터뷰, 수단에서 기근을 겪고 있는 여자아이를 독수리가 노리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케빈카터의 자살에 관한 다큐멘터리 등을 상영해 특정 작품에 대해 더 알고싶거나 궁금해하는 관람객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원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재방문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전시는 아쉽게도 9월 14일까지 열린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니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티켓은 성인기준 1만 2천원의 가격이다. 김소현 기자 5212055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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