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크북크 17. 『총, 균, 쇠』
북크북크 17. 『총, 균, 쇠』
  • 김보미
  • 승인 2014.09.18 02:26
  • 호수 13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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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병균․금속이 인류의 운명을 바꿨다

 이제 나의 한국인 친구들이 인간의 창조성과 한국인의 천재성에 대한 위대한 기념비인 한글로 기록된, 역사와 지리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으며, 독자 여러분과 함께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이 책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제목인 『총, 균, 쇠』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이는 각각 무기․병균․금속을 뜻하는데,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들이 문명의 불평등을 초래해 인류의 운명을 바꾼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전쟁 시에 유리한 좋은 무기와 금속, 자국민에게만 면역력이 있는 치명적인 병균을 갖춘 국가가 강자가 되어 끊임없이 약탈과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찍이 총․균․쇠를 보유했던 고대 유럽이 신대륙을 정복했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총, 균, 쇠』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이미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선 서울대학교 대출 도서 1위의 명예를 얻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문명의 불평등’의 원인을 지리학, 역사학 등의 다각도로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1만3천년에 걸친 인류 역사의 기원을 파헤쳐 인종주의자들의 이론 기반을 무너뜨렸다. 문명의 불평등은 인종의 차이가 아닌, 총․균․쇠 확보에 영향을 끼친 ‘환경적 조건’ 때문에 발발했던 것이다.

 이러한 총․균․쇠의 근원은 ‘식량생산’에 있다. 농경과 목축을 일찍이 적용해 식량생산에 힘썼던 국가일수록 총․균․쇠, 문자, 정치와 같은 ‘문명사회’의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반면 지리적으로 고립돼 수렵과 채집만으로 자급자족했던 국가들은 문명화된 국가들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세계사의 새롭고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 『총, 균, 쇠』를 읽으면 역사와 인류, 진화론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 수 있다. 처음엔 다소 두꺼운 책의 두께에 놀랄지라도, 읽다 보면 저자의 설득력과 해박한 지식에 매료돼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보미 수습기자 sprin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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