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낮춰부르기
애국가 낮춰부르기
  • 하경대
  • 승인 2014.11.04 16:26
  • 호수 1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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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끝나지 않은 이념전쟁

우리나라의 끝나지 않은 이념전쟁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미 세계는 대부분의 이념전쟁이나 대립이 종식됐지만,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겪고 남과 북이 나눠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많은 이념대립이 있었다. 우리는 이제 어느 정도 이런 사회에 익숙해져있다. 진보를 외치면 일명 ‘좌빨’로 통하고 보수라 하면 ‘꼴통보수’라는 말이 아직도 많이 사용된다. 물론 시대적으로 불안정 했던 60-70년대에는 이러한 이념대립을 통해 국가의 본바탕을 튼튼히 하고 안보의식을 확립하는데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이런 이념대립이 때로는 참 소모적이고 정치적인 일종의 쇼로 활용될 때가 많다.
얼마 전 서울시 교육청이 애국가를 3도 낮춰 부르는 방침을 발표해 논란이 됐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 방침을 시행하는 본래 취지는 변성기 시기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좀 더 애국가를 쉽게 부르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좀 더 쉽게 따라 부르면 자연스럽게 애국가가 보다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 측은 애국가를 3도 낮추는 것은 애국가 본연의 느낌을 손상시키는 행위이며 본래의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에서 장송곡 느낌의 우울한 애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애국가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진보교육감들의 음모라는 음모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볼 때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물론 바람직할 수도 있다. 너무 음이 높아 입만 벙긋하는 애국가를 낮춰서 부른다는 찬성 측도, 음의 높낮이가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나라관·애국심 자체가 문제라는 반대 측 모두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이런 사안을 가지고 이념적 대립을 문제 삼으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부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에게 던지는 단골 질문은 선거공약이나 정책이 아니라 이념문제가 주를 이뤘고, 국가 정책에 반대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면 꼭 이념문제를 걸고넘어지기 일쑤다.
사실 이번 논의는 조희연 현 서울시 교육감 때 시작한 것이 아니라 보수진영으로 알려진 전임자 문용린 전 교육감 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정치적 문제나 이념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다.
이번 ‘애국가 낮춰 부르기’ 사태를 보면서 전혀 관련 없는 문제를 정치적 성향을 띄고 이념문제를 연관시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세태가 얼마나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소모적인 이념대립의 웅덩이에 빠져 언제까지 흑백논리에 갇혀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제 과감하게 이념대립을 타파하고 좀 더 생산적인 문제로 토론하고 논쟁해야 할 것이다. 
 하경대 기자 5209065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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