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글쓰기는 모국의 물과 공기 마시는 것과 같아
그들에게 글쓰기는 모국의 물과 공기 마시는 것과 같아
  • 여한솔
  • 승인 2014.12.02 16:39
  • 호수 1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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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직항로' 향한 박덕규 교수

▲LA강연을 홀로 방문했는데, 그 준비과정은 어땠나?
국제문예창작센터 LA문학아카데미 제1기는 오전과 오후 강의 내용을 조금 다르게 하여 두 반으로 운영했다. 처음에는 각 30명씩을 최대 수강인원으로 잡고, 원하는 사람은 모두 수강가능하게 했으나 너무 많은 수강생이 몰렸다. 개강 전 사전 홍보를 많이 한 것이 주효했다고도 본다. 5월엔 현지에 가서 문인 간담회를 열었고 각 언론사에도 개별 인터뷰를 해서 홍보를 했다. 다양한 문인단체 등에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동안 한국문인들이 자주 LA에 가서 강의했지만, 대부분 초청강연으로 1~2회 행사에 그쳤다. 그것에 비해 이번 아카데미는 연8일(상담일까지 치면 10일) 집중 수강과 자료까지 준비 하는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잡았다.
▲강연을 하며 큰 감동을 받으셨다고 들었다. 특히 가슴을 울린 에피소드 몇 가지 소개 부탁한다.
이런 강의는 처음이었다고 할 정도로 청강하는 태도가 아주 진지했다. 질문도 많았다. 쉬는 시간에는 품평을 바라는 작품을 안겨줬다. 대부분 고령이었지만 앞자리부터 꽉 채워 앉고, 조는 분도 없었다. 중간상담 등 개별 만남을 진행하면서 강의를 했는데, 내가 서서히 그분들에게 감동을 하게 됐다. ‘1시간은 예사였고 심지어 편도 3시간 걸리는 데서 차를 몰고 와 두 시간 반 동안 졸지도 않고 문학을 만나가는 수강생. 87세 남편이 운전해 주는 차로 수강생 전원을 위한 야참까지 준비해오는 전직 아나운서, 34년 전 이민 와 두 아들 키우며 시를 써온 연금생활자 등 80대 노인으로부터, 글쓰기로 치명적인 암을 극복하고 있는 환자, 인생의 마지막을 소설쓰기로 채우려는 전직 법조인, 의사, 교수, 간호사, 상담사, 통역사, 기자, 종교인, 10대 아들과 동행한 어머니, 영어 발음이 더 익숙한 이주 1.5세대……’(조선일보 2014.8.27. 일부 발췌) 돌아와서 이 감동을 전하지 않고는 안 되겠기에, 위와 같은 사람들에 대해 일간지용 원고를 써서 신문사에 보냈다. 감동뿐만 아니라 그분들에게 다양한 창작 소재를 얻었다.
▲혼자 다녀왔는데, 체력적으로나 활동적으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하루 2시간 반 강의를 두 차례씩 8일을 했다. 이 정도는 내가 30대 때도 소화하지 않던 강의스케줄이다. 밤에는 시차 적응이 안 돼 잠을 거의 못 잔 채로 강의를 해야 했다. 강의실 시설은 우리 대학보다 못했다. 화면을 활용할 수 없고, 복사 시설도 여의치 않았다. LA현지에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가 지원을 해주지 않았으면 엄두를 못 낼 일이었다. 파견 나가 있는 정우채 교수(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본다.
▲이 강연으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국제문예창작센터는 우리 대학 부설기관이다. 따라서 대학의 지원으로 움직인다. 이번의 이 같은 일도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올겨울 강좌도 이 지원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이 강좌가 열리기를 기대 하는 건 내 바람이기도 하지만 현지 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이다. 그중 어떤 분은 대학 측에 편지를 보내 이 강좌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모국 문학기행단을 조직해 한국에 와서 단국대를 꼭 방문하는 계획을 짜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대학원생, 학부생 등과 함께 강의 수강도 하고 서로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1세대 분들 외에 우리글과 영어 쓰기가 동시에 가능한 1.5세대 몇 분은 이미 영어로 시를 발표했다. 우리 문학이 1세대, 1.5세대를 거점으로 점점 현지로 나아가는 셈이다. 장차는 우리 한국문학, 우리 대학, 우리 학생들의 문학을 얹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학이 얻는 것도 적지 않다고 본다.
  

여한솔 기자 5213213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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