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⑧ 사회적 태만
당신의 심리학 ⑧ 사회적 태만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5.19 22:54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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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가 엇갈리는 ‘팀플’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가 바로 팀 프로젝트(이하 팀플)이다. 보통은 수업 시간의 발표를 위해서 조직하는 팀플은 누군가와 더 가까워질 기회가 되기도 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발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팀플이 추억이 아닌 고통이다. 자신은 죽을힘을 다해 참여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름만 슬쩍 올리려고 한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갈등과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에서 게을러지는 현상을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사회적 태만의 예는 바로 줄다리기이다. 줄다리기를 할 때 집단으로 하는 경우가 개인으로 하는 경우보다 덜 노력한다고 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의 실험을 해보았다. 한 조건에서는 혼자서 줄을 있는 힘껏 당겨보라고 하였고, 다른 조건에서는 뒤에서 2~5명이 함께 당기고 있으니 힘껏 당겨보라고 하였다. 물론 뒤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 사람은 실제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당겼다. 그 결과 혼자서 당길 때가 뒤에서 함께 당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당길 때보다 18% 더 세게 당겼다고 한다.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 과제의 경우,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가 혼자 할 때보다 약 3분의 1가량 소리가 작다고 한다. 정작 본인들은 두 상황에서 같은 수준으로 손뼉을 치고 있다고 자각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에 바람을 넣는 과제에서도 개별적으로 수행이 측정된다고 알고 있을 때가 다른 사람의 수행과 합산되어 측정된다고 알 때보다 수행이 더 좋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태만의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의 수행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로 평가받기 때문에 누가 열심히 했는지,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떤 교수들은 팀플에서 반드시 조원들의 상호평가를 확인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도 사회적 태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은 두 번째 이유 때문이다. 자신의 수행이 과제에 결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한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데, 그것이 안 되니 열심히 참여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무임승차(Free-ride) 동기 때문이다. 무임승차는 말 그대로 돈을 내지 않고 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돈을 내고 탄다면, 나 하나쯤이야 돈을 내지 않아도 기차는 운행한다. 그러니 돈도 아끼고 기차도 얻어 타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모두가 무임승차를 하게 된다면, 기차는 출발할 수 없다. 나중에는 돈을 내고 타고 싶어도 기차를 아예 탈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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