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⑬ 극대화자와 만족자
당신의 심리학 ⑬ 극대화자와 만족자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15 15:10
  • 호수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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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로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
▲ 출처: http://thecontextofthings.com

우리의 삶은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 선택을 강요받는다. 몇 시에 일어날 것인지, 어떻게 씻을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선택의 강요는 쇼핑할 때 본격화된다. 별 대수롭지 않은 물건 하나를 사려고 해도, 얼마나 다양한 물건이 있는지 모른다. 동일한 물건도 가격이 다를 수도 있으므로 우리의 선택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옛날에는 동네 시장에서 물건을 골랐다. 품목만 정하면 그 뿐이었다. 가게도 많지 않으며, 가게가 몇 개 있더라도 제품이나 가격이 엇비슷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제조업과 유통업, 광고업과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선택의 홍수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의 권한과 그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과 만족감 사이에 정적 상관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직업과 거주지, 심지어 배우자까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때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많은 자유가 주어졌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선택의 폭이 넓은 나라의 국민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국민보다 더 행복하고 만족할까?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상관이 없거나 오히려 부적 상관이 발생한다.

미국의 심리학자로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선택 앞에서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극대화자’와 ‘만족자’로 구분하였다. 극대화자는 최고만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선택 역시 최고의 선택을 원한다. 최고의 선택을 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확인해 보아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극대화자는 선택을 하면 할수록 선택하지 않은 대안에 대한 미련이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만족자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할 정도로만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물론 자신의 선택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선택의 순간에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함으로써 만족한다.

모든 선택이 자유와 축복, 만족과 행복으로 연결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택이란 과정은 여러 대안을 비교하기 위해 인지적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며, 여러 대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선택하지 않은 대안들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더 좋은 대안을 찾았을 때는 후회하기 쉬우며, 인간의 뛰어난 적응능력으로 인해 처음의 만족감은 사라지고 실망감은 더 커지게 마련이고 남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택에는 이러한 어려움과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선택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으니 선택이 자유와 만족, 행복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극대화자에서 만족자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극대화자와 만족자 중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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