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제 등록금을 제안한다
학점제 등록금을 제안한다
  • 김수민 기자
  • 승인 2015.10.06 10:46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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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부담

2013년에 발표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은 9383달러(1100만 원)으로 미국(1만 7,163달러), 슬로베니아(1만 1,040달러), 호주(1만 110달러) 다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국공립대 등록금 또한 칠레(5,885달러), 미국(5,402달러), 아일랜드(5,395달러) 다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에 육박하고, 그 중에서도 사립대에 다니는 비중이 77%에 이른다. 이는 청년들 중 절반 이상이 등록금만으로 1년에 천만 원 이상을 부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록금 부담에 대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반값등록금 열풍 이후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제도 도입 등 정부에서는 나름대로 대책마련에 고심해왔다. 실제로 매년 국가장학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반값등록금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파악하면 반값등록금의 길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반값등록금을 위해서는 7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며 이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 내역을 살펴보면 실제 예산은 3조 9천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3조 1천억 원은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부담한다는 골자로 되어있다.

과연 대학들의 자율적인 부담이 현실성 있는 대안일까. 정부의 대학평가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 지표가 삭제되고 박근혜 정부가 후반기에 접어들어 영향력을 조금씩 잃어가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오히려 등록금을 인상하기 위해 눈치만 보고 있다. 게다가 국가장학금은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지급되는데, 정부에서 국민들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장학금이 보편적 복지가 아닌 소득 분위에 의한 선별적 복지라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등록금 절댓값을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해결책으로 학점제 등록금을 제안한다. 학점제 등록금은 기존의 학기제 등록금과는 달리 학생이 신청한 학점에 비례하여 등록금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지금 우리 대학만 하더라도 주어진 19학점을 다 채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월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대로 버려지는 학점이 대다수다. 학점제 등록금이 시행된다면 상대적으로 수업을 적게 듣는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더군다나 학점제 등록금의 시행은 대학 간 학점 교류를 원활하게 만들어 통학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도 있다. 학점제 등록금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된다면 등록금 문제해결 뿐만 아니라 고착화된 대학 서열 문제도 완화된다는 부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학 교육 전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허승우(문예창작·3)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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