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 않은 토익 유형 변화
달갑지 않은 토익 유형 변화
  • 김수민 기자
  • 승인 2015.11.24 13:37
  • 호수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차라리 변한 것이 강산이라면 이렇게까지 동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10년 만에 토익이 개정된다는 소식은 대학 입학을 위해, 장학금을 위해, 졸업을 위해, 그리고 취업을 위해 토익을 공부하던 응시생들에게 실로 갑작스러운 비보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5월 29일 이전에 수능 점수를 따 둬야겠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토익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곤 한다. 따라서 토익 개정에 대해 무작정 비난하고 불안해하기 전에, 토익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작업을 선행하고자 하였다.

 

토익의 출제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ETS는 새로운 토익 유형이 일상생활 및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새로운 영어사용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 설명하며 신유형에 대한 정보들을 공개했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으나, 대표적인 변화를 요약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형식적인 측면으로는 듣기에서 사진을 묘사하는 영역과 질문에 어울리는 답을 고르는 영역이 축소되었고 대화를 듣고 문제를 푸는 영역이 확대되었다. 읽기에서는 단문의 공란을 메우는 영역이 축소되었고, 장문의 공란을 메우는 영역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문자메시지나 온라인 채팅 대화문 등을 활용한 문제가 출제되는 대신, 줄임말이나 약어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 명시했다.

 

사실상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토익의 개발이념을 떠올린다면, 10년이나 된 시점에서의 개정은 오히려 뒤늦은 감도 없잖아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필자는 토익의 형식과 내용을 보다 현대에 사용하는 대화에 가깝게 만들겠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다만, 시험의 질과 난이도를 그대로 유지해 기존의 700점과 새로운 토익의 700점의 의미를 같게 하겠다는 입장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일단 개정과정에서 축소 된 대부분의 영역들이 응시생들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해결하던 영역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설령 어휘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난이도를 얼추 맞췄다고 하더라도 이미 현행 토익을 푸는 방식에 익숙해진 응시자들이 새로운 토익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절대평가로 운영되는 토익의 특성 상 개정 이전에 700점을 맞던 사람들이 개정 후에도 700점을 맞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이 당연한 변화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늘 날 토익이 갖는 필요성이 그 개발이념과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실용영어 실력을 떠나, 단순히 높은 점수만을 얻길 원하는 우리들에게 토익과 일상의 거리를 좁힌다는 변화는 그다지 달가울 변화가 아닐 테니 말이다.  

정하영(국어국문·2)

  

김수민 기자
김수민 기자

 52131903@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