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에서 원망으로

전경환 기자l승인2016.05.24l수정2016.05.24 23:36l141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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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동네 카페에 나가 노트북을 켜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웹서핑을 하는 일, 읽고 싶었던 책을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서 읽는 일 등 여유롭게 카페에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일들이 ‘카공족’이라는 신조어의 등장으로 힘들어지게 됐다. 카공족이란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최근 많은 학생들이 값싼 음료 한 잔을 주문해 카페에 자리 잡고 공부하면서 오랜시간 동안 자리를 차지해 다른 손님들이 카페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현상을 비판하는 용어이다. 이제는 카공족들로 인해, 지친 생활에서 여유를 즐기고자 카페를 찾는 사람들까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때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은 대학생의 로망처럼 여겨진 적이 있었다.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놓고 두꺼운 전공서적에 열중하는 모습은 마치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겸비한 대학생의 모습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이러한 매력은 많은 대학생을 매혹시켜 그들의 공부장소를 도서관에서 카페로 옮기게 만들었다. 문제는 대학생들이 공공장소인 도서관에서 하는 행태를 사기업인 카페에서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 있다.


장시간 자리점거, 자리 맡기, 콘센트의 장기사용 등은 공공장소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한데, 사기업인 카페에서 이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다. 더구나 소상인들의 입장에서는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받는 것이 중요한데, 오랫동안 점유하고 있는 손님으로 인해 다른 손님이 돌아가게 된다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 당연하다. 값싼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온종일 자리에 앉아 전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지불한 금액에 비해 과도한 이윤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이와 같은 카공족들의 행태가 논란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람들은 때때로 집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카공족들을 경계하는 분위기는 우리의 이러한 자유를 침해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피렌체의 커피전문점인 ‘GiLLi’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유명한 커피숍인데 이곳은 커피를 서서 먹느냐 자리를 잡고 먹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에 착안하여 우리사회에 등장한 카공족 문제를 완화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테이크아웃을 하면 가격을 저렴하게 받는 커피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주문을 받을 때, 일정 시간 이상 카페에 있을 계획이거나 전기를 사용할 사람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미리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또한 있겠지만 카공족들로 인해 볼멘소리를 하는 사업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송재명(정치외교·4)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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