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재학생 성 의식 조사’
논란의 ‘재학생 성 의식 조사’
  • 남성현 기자
  • 승인 2016.12.06 10:42
  • 호수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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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상담소 “사전설명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오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양성평등상담소 주관으로 이뤄진 ‘재학생 성 의식 조사’의 익명성과 설문의 목적성 및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설문 문항의 노골적인 성적 표현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상담소의 성격과 어긋나는 설문 취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이번 설문은 대학생 성 의식의 변화를 조사해 학내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고 재학생의 건전한 성 의식 확립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죽전·천안캠퍼스 재학생 2천500명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10년간 매년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설문 문항에 대해 “수치스러웠다”, “질문의 내용이 이상했다” 등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익명을 내세우면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설문의 익명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성평등상담소 채순옥 초빙교수는 “서명은 조사를 수행할 때 연구자로서 꼭 지켜야 할 기본 연구윤리 중 하나”라며 “설문조사에 응할 때 연구에 참여한다는 동의 차원에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서명이 아닌 성명을 기재하도록 강요하지 않았으며, 실제 응답자 중 자신의 실명을 기재한 경우는 5%도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과, 학년을 기재한다 하더라도 자료를 처리할 때 서명 기재 면과 응답지를 분리해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답변을 했는지 알 수 없도록 처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는 설문내용 논란에 대해 “설문 문항을 만들 때 자료와 근거를 토대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 내용만으로  구성한다”며 “문항에 사용된 단어나 표현들은 실제로 특정 행위를 규정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노골적이라고 느꼈더라도 억지로 순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편 양성평등상담소 관계자는 “작년에도 동일한 방식과 문항으로 진행했었지만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슈가 있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논란에 대해선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서명 기재’를 ‘성명 기재’로 오해한 것 같다”며 “향후 이러한 오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명란에 절취선을 넣어 익명성을 강조하거나 설문 응답 처리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한 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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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pot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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