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없는 대화는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웨스트윙 .l승인2017.05.16l142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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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관저인 백악관 서쪽에는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의 업무공간인 웨스트윙이 있다. 대통령의 직속 심복 기능을 담당하는 오른팔과 같은 존재인 웨스트 윙에는 대통령 집무실, 부통령실, 비서실장실, 대변인실, 국토안보보좌관실 등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존재한다. 이 집무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정치인들의 정치 교과서라는 평을 받는 <웨스트윙>은 유독 이러한 점을 자랑이라도 하듯 롱테이크 장면을 많이 쓰고 있다. 드라마 첫 에피소드의 시작도 백악관 수석보좌관이 웨스트 윙을 들어서는 롱테이크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수석보좌관이 자신의 사무실까지 가는 동안 부수석보좌관, 공보국장, 대변인 등의 사무실을 차례대로 지나면서 그들을 만나고 시급한 현안에 대한 보고를 주고받거나 토론을 하며 걸어간다. 

 

◇평소에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 장면이었지만 올해 초 청문회에서 어느 한 참모가 11개월간 대통령을 독대하지 못했다는 발언을 들었을 때 이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어느 조직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최소한 조별과제라도 경험해봤다면 조직에 있어서 보고와 해결 방법 모색의 최선은 대화인 것을 알 것이다. 그렇게 해서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 세상 문제인데 국가의 중대 사안들을 결정하는 자들이 서면을 통해서만 소통하고 업무를 해나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땐 큰 충격과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새 정부의 행보를 보도하는 형태를 보면 정부의 비정상적인 소통 방법이 얼마나 만연해 있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새 정부의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격의 없는 소통방식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시시각각 보도되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시민들의 반응 또한 열광적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언론은 ‘탈권위 실험’ 이라는 제목을 달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문까지 던지고 있다. 그간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뼈아픈 제목이었다.


◇청와대는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름을 백성을 위한다는 뜻의 위민(爲民)관에서 백성과 함께 간다는 뜻의 여민(與民)관으로 변경하며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다시 한번 명확히 드러냈다. 혹자는 드라마 <웨스트윙>의 인기 비결이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어떻게 여론을 형성할지 끊임없이 대화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감동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한다. 새로 생긴 여민관도 그러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십수 년 전 드라마에 나오는 일상을 바라는게 그렇게 큰 욕심은 아니지 않을까.

<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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