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완전 폐쇄
원전 완전 폐쇄
  • 서승원 기자
  • 승인 2017.08.29 22:15
  • 호수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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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19 : 득과 실이 공존하는 원전, 완전 폐쇄가 답인가

● [view 1] 환경단체

최근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기점으로 원전 중심의 발전을 중단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탈핵 시대로 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과거 원전사고들과 우리에 앞서 탈원전 정책을 폈던 독일의 사례를 볼 때 안전하고 환경적인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

지진해일에 의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누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수백 종류의 동식물이 죽고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아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른다.

더욱이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고리·월성 지역의 양산단층대가 지각활동이 활발한 활단층대임을 묵인하고 원전을 건설했으며, 2012년에는 고리 1호기에 전력이 차단되어 발생한 블랙아웃으로 인해 발전기의 수소폭발 전 단계까지 이르렀던 사실을 숨겼다. 이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편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독일은 ‘에너지 구상 2010’이라는 탈원전 정책을 내세워 기존의 모든 원전을 점차적으로 폐쇄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1990년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우리나라 수준과 비슷한 수준인 3.4%에 불과했지만, 원전 폐쇄 후 신재생에너지를 꾸준히 개발하여 2016년 독일 전력 생산량의 33%를 넘어섰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원전의 늪에서 벗어나 친환경과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 [view 2] 기업가

우리나라는 전체 GDP대비 수출 비율이 60%에 이르는 수출 강국이다. 1400여개의 수출 품목 중 제작하는데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품목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상위 5개 품목을 포함해 수출 품목 전체에서 74%에 이른다. 즉 대부분의 수출품을 만드는데 전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전기요금 인상과 더불어 강화된 환경규제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약 원전까지 폐쇄된다면 전기요금이 더욱 인상될 것이고 우리 회사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기업들의 어려움을 정부에 토로해도 정부는 이미 결정을 굳힌 듯하다. 원전 폐쇄로 인해 전기요금이 인상된 독일과 일본의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인 정부의 태도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또한 정부가 원전 대신 내놓은 대안인 신재생 에너지도 문제점이 많다. 신재생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폐기물과 바이오매스는 폐목재 등을 석탄과 함께 태우는 탓에 환경오염으로 논란이 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도 극히 적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굳이 값싼 원자력 에너지를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신재생 에너지를 고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 [Report] 원전 폐쇄의 득과 실

세계각국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목격하고 원전 사용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탈원전 정책을 내세워 원전을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독보적 위치를 선점했다. 하지만 반대로 중동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여전히 원전을 수십 개씩 건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원전 폐쇄로 인한 전기요금의 인상이다. 정부는 원전을 폐쇄하더라도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면 전기요금 인상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1kwh당 발전단가는 원자력발전이 50원 대, 석탄발전이 70원 이상,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가 157원 수준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대부분의 원전을 가동 중지한 일본은 2010년 대비 2015년 산업용 전기요금이 29% 상승했고 가정용 전기요금 또한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전가동을 중지한 독일 역시 산업용과 가정용 전기요금이 각각 25%, 21% 증가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통계를 토대로 원전 가동을 중지할 경우 전기요금이 올라 수출을 담당하는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 역시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달 24일에 원전 공론화 위원회를 꾸렸고 앞으로 3개월 간 시민 배심원단을 선정하고 토론의 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위원회와 시민 배심원단이 원전 폐쇄에 관련해 자신들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따지기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심층적인 논의를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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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w770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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