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도의 물도 끓지 않을 수 있다
101도의 물도 끓지 않을 수 있다
  • 이병찬 기자
  • 승인 2018.05.30 12:28
  • 호수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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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99℃에서 끓지 않는다. 100℃가 되어야 비로소 끓기 시작한다.’노력에 관한 명언이다.모두들 세상을 살면서 지겹도록 들어본 말일 것이다.물을0℃에서99℃까지 높여 놓아도100℃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다.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어디까지 왔나,얼마나 더 가야 하나,혹시 내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과 함께결실을 보기 전까지 끝없는 자기 번민과 회의감 그리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본지1444호‘청년 기업 아만보’코너를 준비하며 기자도 이런 자기번민과 회의감 그리고 두려움을 느꼈다. 원래대로라면 기자의‘청년기업 아만보’는 본지1442호에 실렸어야 했다.그러나 연이은 취재원 확보 실패로 인해 순서가 밀리고 밀려,이번에서야 기사를 쓰게 됐다.지난2월부터 시작한기자의 노력은5월 중순에 이르기까지23번의 시도와23번의 실패를 겪었다.이 과정에서 다른 기자와 자신을 비교하며‘다른 기자는 왜 한두 번 만에 쉬이 진행하는데,왜 나는 이렇게 많이 실패하는가.노력이 부족한 탓인가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그도 아니면 운이 없는 것인가’라는 자괴감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기자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취재원들이 왜 취재에 응해주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취재의 방식을 바꾸어 봤다. 23번의 시도 중 주요한 취재 거절의 이유는‘사업이 바쁘다’라는 이유였다.상투적으로 쓰는 거절의 이유기에 포기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었다.그러나 기자는 발상을 전환해봤다.취재원들이 정말로 바쁘기에 취재를 거절하는 것이라고 말이다.이후 각자의 사업 때문에 바쁜 취재원들의 여건을 고려해 취재일정을 최대한 간소화해 그들의 편의에 맞춰23번의 실패 중‘바빠서 곤란하다’는 취재원들을 재차 설득해보았다.그러자 그들 중 세 명이 취재에 응해 줬다. 여기서 기자는 생각했다.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주어진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물은100도에 끓는다.’만고불변의 진리이다.그러나 간과한 것이 있다. ‘순수한 물’은 ‘1기압’에서 100도에 끓는다는 것이다.즉 주어진 조건을 바꾼다면 끓는점은 얼마든지100도보다 높아진다는 말이다.우리의 노력도 이와 비슷하다.주어진 환경이 자신에게 적절한 환경이 아니거나 노력의 방향성이 다르다면 얻으려는 결과는 좀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만약 자신의 환경이 적절하지 않거나 방향성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뒤를 돌아보며 환경에 적응하거나 새로운 환경을 개척해보는 것은 어떨까. 흔히 ‘하수는 판(환경)을 벗어나고, 중수는 판에 적응하며, 고수는 판을 만든다’고들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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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fthseas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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