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
당신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
  • 한예은
  • 승인 2018.09.05 12:34
  • 호수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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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은 취재기자
      한예은 취재기자

 

우리나라는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사회에 대한 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지금 노인들의 삶은 비참하다. 지난 2005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한국의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이다. 13년 동안의 노인자살률 1위라는 이 심각한 문제에 우리 사회는 이제 무감각하다.

본지 12면에 실린 쪽방촌 르포취재를 준비하며 인터넷에 노인 빈곤, 쪽방촌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그곳의 문제를 조명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 기사를 쓴 것은 이러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수년째 기사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노인 빈곤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노인을 위한 문화시설은 좀처럼 찾아보기 드물다. 그들의 주된 휴식처는 서울시 종로로 서울 노인복지센터에서 무료급식을 먹은 후 종묘공원이나 탑골공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왜 여기서 시간을 보내느냐는 물음에 그들은 하나같이 갈 곳이 없다고 대답한다. 우리는 갈 곳이 없어서 걱정했던 적이 있던가. 이는 그만큼 노인을 위한 문화조차 제대로 발달해있지 않음을 입증한다.

만약 내가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일했는데 나의 노후에 극심한 가난과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기자는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을 것이다. 세상을 향해 호소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노인이 되어버린 그때, 기자의 목소리는 힘을 잃은 후이기 때문이다. 기대되지 않는 내일을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것”이라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앞만 보며 달려가던 기자의 먼 곳을 바라보게 했다. 한 번도 부정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노후의 비참한 삶은 이 순간 노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끔 도왔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에 관한 법을 조사하며 2014년부터 꾸준히 제시해왔던 문제가 2018년이 되어 일부 개선된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때 희망을 보았다. 해결할 방법은 바로 지금 소리치는 것이다. 정부에게 노인 빈곤 문제와 복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는 이들에 동참해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처럼 큰 소리로 싸우는 것이다. 목소리를 잃지 않은 우리는 힘이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 마치 내 문제처럼 관심을 두고 싸운다면 우리가 곧 맞이할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사실 청년세대도 누굴 걱정하기 힘들 정도로 경쟁 사회 속 힘들게 살고 있다. 하지만 크게 소리 낼 수 있는 지금, 우리는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그 외침이 외로움에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우리를 불확실한 노후의 불행에서 구해줄 것이다. “기억하자 우리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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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nna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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