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무거운 인류가 되었나?
어쩌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무거운 인류가 되었나?
  • 박창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08 00:06
  • 호수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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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생활습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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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에 한 잔 또는 졸음을 쫓거나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며 무심코 뽑아드는 자판기 커피를 예로 들어보자. 식사 후 높아진 혈당을 더욱 높여서 지방저장 호르몬인 인슐린을 치솟게 하는 몹시 나쁜 식습관이다. 중성지방과 설탕 덩어리인 커피의 한 잔 열량이 무려 70 k㎈다. 목이 말라서 청량음료를 마셨다면 깨끗한 물로 대체해보라. 밥 반 공기 분량의 열량을 줄일 수 있다. 식사하며 캔 맥주를 곁들이면 밥 반 공기를 더 먹는 셈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수하며 뱃살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체중감량으로 관절의 피로를 덜고 날씬해진 복부를 자랑하고 싶다면 기존의 달콤한 추억은 잊어야 한다. 굳이 나비효과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작은 습관이 쌓여 복부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을 유발하고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다. 절대 무엇을 먹지 않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올바른 먹거리를 선택하지 못한 채 음식 문맹으로 살아온 그 고리를 이제는 끊자는 것이다.

장을 보기 위해 대형할인점을 가게 되면 필자는 유심히 다른 사람들의 카트를 살피곤 한다. 과자, 콜라 등 즉석, 간편식 일색인 장바구니는 사지 않아도 될 식품들로 그득하다. 방부제나 보존료 등 화학적 첨가물은 우리 몸의 지방 조직에 녹아드는 특성이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어린이일수록 화학적 성분을 보관하기 위해 우리 몸에 지방이 많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돈 쓰고 몸 버리지 않으려면 장부터 제대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필자가 강의 중 햄버거가 동물인지, 식물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우물쭈물 답을 대지 못한다. 소시지도 밀가루가 들어가므로 역시 구분이 모호하다. 그러나 고구마나 생선에 관해 물어보면 명쾌하게 식물이며 동물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바로 그거다. 동, 식물의 구분이 명확한 음식을 먹자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빈약한 영양에 열량만 넘치는 음식이 일상이 된지 오랠 뿐 아니라 현대인은 가장 적게 움직이는 최초의 인류다. 회사원 A 씨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승강기로 아파트 주차장으로 이동해 자가용으로 회사 주차장에 도착한 후 승강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간다. 집에 귀가할 때는 이와 반대다. 일부러 걷기 전에는 걸어 올라갈 일, 걸어 내려갈 일도 없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우리는 집안의 활동을 최소로 제한하여 일상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청소기를 돌려 집을 청소하고 세탁기 버튼을 눌러 빨래를 끝낸다. 탈수뿐 아니라 아예 말려 나오므로 건조대에 젖은 옷을 널 일도 없다. 어릴 적 마당 한구석에 있는 화장실을 갈 때 동행한 어머니가 밖에서 기다려 주던 것이 그리 먼 옛날의 일이 아니다. 화장실이 슬그머니 집안으로 들어오더니 이제는 벽 하나를 사이로 누구는 볼일을 보고 누구는 치킨을 뜯는 시대가 되었다.

일상의 활동을 통하여 몸에 열을 냄으로 운동, 또는 그 이상의 다이어트 효과를 보는 것을 니트(NEAT)라 부른다. 필자는 가족단위 이동을 제외하면 거의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활동량을 늘리거나 기름을 절약한다기보다 내 몸 66kg 이동하는데 2, 3톤짜리 쇳덩어리를 굳이 굴릴 필요가 있나 해서다. 평소 양에서 음식은 줄이고 활동을 늘리는 습관을 지녀 보자. 커피 한잔을 덜 마시거나 차를 집에 두고 조금 걷자는 거다. 비록 사소해 보이지만 습관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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