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MT,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우리들의 일그러진 MT,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 유경진 기자황도은 수습기자 정리=이병찬 기자
  • 승인 2019.05.15 22:56
  • 호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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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권위로 인한 강압적 분위기보단 선후배 간 화합의 장 돼야…
아직도 남아있는 ‘군기 잡기’ 건전한 선후배 관계 ‘바로 잡기’

 

지난 2,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학과 내 MT에 대한 부조리를 알리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이 A 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MT에서 FM과 장기자랑을 강요받았다며 강압적인 분위기의 MT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학내 MT 부조리 사례를 제보 받았다. 그 결과 강제참여, 폭행, 술 강요, 장기자랑 강요 등 다양한 유형의 학내 MT 부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노래와 춤 등에 자신 없는 신입생이 장기자랑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선배들이 무조건해야 한다고 강요했다최근 군기가 많이 없어졌어도 아직 예체능 계열에는 그 잔재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대학은 교육청의 권고와 매년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작년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단과대학 별 OT를 폐지하는 등 교외활동을 지양하고 있다. 또한 MT는 단과대 교학행정팀이나 학생팀에 신고 후 진행이 가능하며, 학과 교수님의 참여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등의 원칙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거쳐 진행된 MT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부조리 사례가 심각한 사안은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학칙에 의거한 근신, 유기정학, 무기정학, 퇴학 네 가지 징계로 구분해 심의한다.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MT 부조리 논란은 우리 대학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실례로 지난 2017년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의 해양융합공학과는 새내기를 대상으로 시행된 OT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PT 체조를 강요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 건국대는 상경대학이 주최한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가 후배의 가슴과 허리를 만지는 성추행이 일어나 구설에 올랐다.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타 대학 또한 매년 MT 기간마다 지나친 음주 강요,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가혹 행위 등 비틀어진 MT 문화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이러한 MT의 악습을 인식한 사회과학대학 등 일부 단과대들은 건전한 MT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장기자랑 프리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군기, 성희롱, 성추행과 관련해 영상물 제작과 교육 진행 등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다. 작년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으로 재임했던 죽전캠퍼스 박원엽(커뮤니케이션4) 총학생회장은 시대가 변하고 장기자랑 강제가 학생들에게 부담된다는 생각이 들어 하고 싶은 사람만 신청을 받기로 했었다고 장기자랑 프리선언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죽전캠퍼스 인권센터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피해를 표면화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집단에서 이뤄지는 군기 문화가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며 피해를 묵인하지 말고 같이 고민할 수 있도록 주변 누군가에게 알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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