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운동사가 살아남으려면
독립 운동사가 살아남으려면
  • 이도형
  • 승인 2019.09.04 14:38
  • 호수 1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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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형 총무부장
▲ 이도형 총무부장

 

어떠한 목표를 정말 이루고 싶지만, 이룰 수 있을지 미래가 불투명하다 못해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더 나아가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존재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도전을 이어나갈 것인가.

 

 

기자는 앞선 상황에 처할 경우, 부끄럽게도 ‘결과와 상관없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서라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기자는 불확실성보다 확실성에, 위험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편리(片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정을 포기한 채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나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을 위해 희생한 독립 운동가들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들은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포기하면서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
 
기자는 본지 12면 취재를 위해 독립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좇는 해외학술탐방을 다녀왔다.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고문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는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꼈다. 의거에 성공한 독립 운동가의 당시 나이가 현재 기자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받기도 했다. 독립 앞에서 나이, 성별, 지역 등과 같은 상황은 중요치 않았다.
 

 

무모하다고 손가락질받는 상황에도 꿋꿋이 자신의 선택을 관철하는 행동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독립 운동가에게 본인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투쟁의 성공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당장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그들은 독립이라는 목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묵묵히 또 다른 시도를 이어나갈 뿐이었다. 8일간의 취재 동안 직접 눈으로 마주한 역사적 현장은 앞장서는 용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본격적인 독립운동의 신호탄이 돼준 3.1운동이 일어난 지 어느새 100년이 흘렀다. 강산이 열 번도 변했을 긴 시간 동안 순국 순열과 애국지사의 이야기도 깎이고 더해지며 변화를 맞았을까.
 
아니다.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 한 몸을 바친 사람들을 암기해야 할 항목으로 간주한다. 기자의 지인 중 대부분이 ‘외울 것이 많다’는 이유로 역사 공부를 외면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사라진다.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기자는 역사를, 특히 독립 운동사는 암기의 대상이 아닌 잊지 못할 이야기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 독립 운동사 역시 누군가의 가족, 친구, 애인이었던 사람의 삶 이야기인 것이다. 인물들의 서사가 궁금한 드라마처럼 독립 운동사를 궁금해하고 흥미로워 해보는 건 어떨까.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삶을 기리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우리나라의 미래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하길 바라본다.

이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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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shap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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