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증후군, 피할 수 없으면 예방하라
모바일 증후군, 피할 수 없으면 예방하라
  • 금유진·이수현 기자
  • 승인 2019.09.17 09:21
  • 호수 1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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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일러스트 기자

 

○ 모바일에 빠진 청년들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수업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부터 버스 도착 시간을 알아보는 것까지. 매일 몇 번의 터치만으로 알 수 있던 정보들이 전부 멀어진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종일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불안함을 느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통계정보연구실의 연구에 따르면 20대 스마트폰 보유율은 99.8%로 매우 높은 수치를 차지한다. 대학생에게 스마트폰이란 생활 깊은 곳까지 녹아든 필수품인 것이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선사했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는 물론, 웹 서핑, 게임, 동영상 감상, 문서 열람 및 작성 등 여가를 즐기고 업무를 수행하는 일 모두 하나의 기기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이 제공하는 무한한 편안함은 사람들을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 혹은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로 만들었다. 이에 우리는 모바일의 보편화가 불러온 사회 변화 속 우리가 겪는 심리적, 물리적 문제와 그 위험성을 알아봤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대학 심리전문가 이영림(심리치료) 교수와 김민선(심리치료) 교수, 그리고 서정표(물리치료) 교수와 함께 해결방안을 살펴봤다.

 

○ 모바일 증후군의 문제점

최근 보행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느라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사람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지난 2일 연합뉴스에서 보도된 현대해상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는 2013년 117건에서 2017년 177건으로 4년 만에 1.5배 증가했다. 이렇게 스마트폰 보급률과 활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난 문제들을 모아, 일명 ‘모바일 증후군’이라고 한다.

우리의 생명과 연관된 안전 문제이기에, 모바일 기기의 확산이 가져오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 지금,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모바일 기기를 무작정 멀리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서 교수는 “어떠한 질병이든 통증이 발생한 후에 치료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바른 자세로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 신체적 모바일 증후군과 해결방안

➊ 드퀘르벵 증후군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는 엄지손가락으로 글자를 기입하는 데 익숙하다. 이때, 손으로 휴대폰을 쥐고 엄지로 화면을 터치하던 손가락 근육의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 경우에는 손목건초염을 최초로 진단한 스위스의 의사 드퀘르벵의 이름을 딴 ‘드퀘르벵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드퀘르벵 증후군은 스마트폰의 장기간 사용에서 비롯된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이다. 일반적으로 과사용 증후군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지만 엄지를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작동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엄지와 손목을 자주 스트레칭하고 손가락 끝으로 힘줄 부위를 수시로 가볍게 마사지 해 주는 것이 좋다.

➋ 손목터널 증후군

엄지손가락과 더불어 우리의 손목 역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순간의 영향을 받는다. 손목을 구부리는 자세로 휴대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손목 터널로 지나가는 팔의 말초신경이 압박되는데 이 상황이 반복되면 염증이 발생해 ‘손목터널 증후군’이 나타난다. 이 또한 물리적 피로도가 누적돼 생기는 질환인 만큼 꾸준한 스트레칭과 마사지가 필요하다. 손목을 뒤로 굽히는 스트레칭과 손목 쪽 아래 팔을 습관적으로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다.

➌ 거북목 증후군

바른 자세로 있을 때의 정상적인 목은 C자형 커브를 유지한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이 쌓이면 목은 일자 형태가 돼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한다. 이는 오랫동안 눈높이보다 낮은 모니터를 보고 있을 경우 생기는 문제로 심할 경우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른 자세로 턱을 몸쪽으로 당기는 것이다. 또 항상 어깨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똑바로 펴며 허리를 꼿꼿이 세워 유지해야 한다.

 

○ 정신적 모바일 증후군과 해결방안

➊ 확증편향 현상

우리는 지식을 습득할 때, 하나의 사실로 머릿속에 저장하기보다 일종의 가설로 저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후 경험을 통해 해당 가설의 옳고 그름을 검증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검증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이 동등하게 고려되지 않아 자신의 믿음에 일치하는 정보를 더 잘 수집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를 무시하기 쉽다. 이렇듯 사람은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인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인터넷 환경의 맞춤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접하는 특정 영상과 분야로 인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미디어에 노출된 개인이 확증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김 교수는 “자신이 관찰한 결과가 기존의 생각과 어긋날 때 오히려 더욱 주의 깊게 새로 발견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혹은 다르게 생각할 여지가 없는지를 반성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모순되는 증거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거나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의견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➋ 소셜미디어 이용 시 느끼는 우울감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의 소통을 위해 사용되던 소셜미디어. 그러나 현재는 본인을 나타내고 과시하기 위해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소셜미디어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초라해 보이는 본인의 모습에 우울함을 느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는 본인이 드러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 본인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소셜미디어 사용이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목적이 아니라 보기만 하는 용도라면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며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라며 “자신의 가치를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인정해주며 지지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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