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나눔으로’ 경제도 공유하는 시대
‘소유에서 나눔으로’ 경제도 공유하는 시대
  • 강혜주 기자·박애린 수습기자 정리=조성건 기자
  • 승인 2020.09.29 13:27
  • 호수 14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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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나바다, 공유경제!

아침이면 셰어하우스에서 일어나 집 앞의 카카오 바이크를 대여한다. 앱에서 발급한 QR코드만 인식하면 대여 완료이니, 빠르게 등교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저녁에는 빨래를 하기 위해 코인 세탁방을 찾는다. 세탁 시간을 그냥 기다리긴 지루해 국민도서관에서 빌려왔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이 모든 일이 공유경제의 일환이라고 하면 믿겠는가.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대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공유경제란 무엇일까?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로렌스 레시그 교수가 처음 소개한 공유경제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 소비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 방식이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소비방식은 구매 대신 대여, 교환으로 변화했다. 이미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서는 이를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로 꼽기도 했다.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피시방, 위키백과와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가 전부였다. 공유경제 등장 이후에는 우리 대학 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동킥보드 대여 서비스부터 사용하지 않는 집을 대여하는 숙박 대여 서비스, 자동차 대여 서비스까지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생기고 발전했다. 
공유경제의 장점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평균 운용 시간은 약 6%로 알려져 있는데, 이외 시간을 공유하면 편익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공유경제는 사회 신뢰가 낮을수록 범죄 발생 우려로 인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공유경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① 중고거래
여러 플랫폼을 통해 성행 중인 중고거래 역시 공유경제의 한 종류다. 판매자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내고, 구매자는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중고시장 성장의 주된 원동력이다. 
② 주거시설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도 점점 치솟아 2030세대에게 내 집 마련은 꿈과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셰어하우스가 등장했다. 셰어하우스란 개인 공간을 제외한 주방, 화장실, 거실 등을 공유하는 구조로 여러 명의 거주인과 함께 사는 집이다. 또한 숙박 공유 시스템인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호스트로서 집 전체나 일부를 대여한다. 집주인은 빈 공간을 이용한 이익 창출을, 대여자는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의 숙박을 기대할 수 있다.
③ 이동수단
이동수단 공유 사업은 기업뿐만 아니라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시스템)’와 같이 국가도 뛰어들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의 ‘서울 교통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지하철과 버스 이용자가 각각 35%, 27% 감소했다. 반면 서울시 교통안전과에 의하면 따릉이 대여는 증가해 지난 2~3월에는 약 23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간 대비 66.8% 증가한 수치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전동 킥보드, 자동차 등도 대여방식이 간단해지면서 이동수단 공유 시장은 성황 중이다. 
④ 기타
이외에도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된 물건들도 공유 대상이다. 자주 안 입는 옷은 ‘클로젯셰어’를 통해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직접 빌려 입을 수 있고, 업체에서 살균세탁 후 전달하기에 안심할 수 있다. 또한 잘 읽지 않거나 집에 보관 공간이 부족해 곤란해진 책은 ‘국민도서관’ 앱을 통해 공유 가능하다. 이처럼 공유경제의 폭은 매 순간 넓어지고 있다.

 코로나19 vs 공유경제 
공유경제 서비스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다만 모든 공유경제 서비스가 똑같은 변화를 맞이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시대 속 공유경제, 과연 위기일까? 기회일까? 팬데믹 이후에도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공유경제 서비스 종류, 바로 중고거래다. 실업자가 증가하고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며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중고거래는 오히려 성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동네 주민 직거래를 표지로 앞세운 ‘당근마켓’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모바일인덱스’의 분석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월간 앱 순 사용자 수가 9월 기준 천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 1월의 370만 명에 비해 270%가 증가한 수치다.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한다는 홍수민(보건행정·3) 씨는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게 되면서 관련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중고거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사용 계기를 전했다.
반면 이용자 수 및 매출의 급감소로 위기를 맞은 공유경제 서비스도 있다. 바로 주택공유 서비스이다. 여행사, 항공사와 같은 여행 관련 업종 매출피해가 1위로 꼽혔는데, 그 여파로 여행객들이 주 소비자인 주택공유 업계도 피해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다. 글로벌 주택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상반기 매출 피해가 1조 원으로 예상될 만큼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에어비앤비’를 자주 이용했었다는 최예림(22) 씨는 “코로나19 이후 주거 공유 과정에서의 방역을 신뢰할 수 없어 서비스 이용을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반세영 수습기자
일러스트 반세영 수습기자

 공유경제의 전망, 우리나라는? 
중국의 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의 공유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9조 위안, 약 1천49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발전한 공유경제에 대한 전망은 다양하다. 공유경제 서비스를 자주 사용한다는 박지혜(간호·3) 씨는 “공유는 구매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자원의 절약과 환경문제 해소도 가능해 좋다”며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2014)」(김점산 외 2인)에서는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을 위협해 실물경제를 위축시킨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공유경제 규모는 연간 GDP의 약 0.01%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다. 카카오 카풀, 우버 등의 차량공유서비스 등장 시에는 현행법상 자가용을 유상으로 임대하거나 운송용으로 제공하는 일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택시와 같은 기존 업계와의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법과 여러 규제가 공유경제 시장의 규모를 위축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발전 최종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공유경제가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생산이 소비를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과잉된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재고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잉여 생산물의 처분은 쉽지 않고, 유지비용은 계속 발생해 결국엔 애물단지가 된다. 이런 잉여 생산물을 활용하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인 것이다. 
공유경제는 등장한 지 얼마 안 된 경제 개념이기에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많은 전문가는 우리나라 역시 변화의 흐름에 맞춰 현명한 준비를 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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