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뭐길래? 몰아치는 ‘코인 광풍’
가상화폐가 뭐길래? 몰아치는 ‘코인 광풍’
  • 임재욱 기자·강서영·정소연 수습기자
  • 승인 2021.05.04 13:56
  • 호수 14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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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린이’가 알아야할 가상화폐 기본 상식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Prologue
하루 만에 수익률 9만8천600%. 꿈과 같은 소리다. 하지만 얼마 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기도 하다. 지난달 20일 코인거래소에 새로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이 상장 30분 만에 상승률 10만%를 기록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아로와나토큰은 상장 당일 오후 2시 30분,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 1분, 5만3천800원까지 폭등했다. 반면 지난달 23일에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몸집이 큰 화폐인 ‘비트코인’이 13% 이상 하락해 많은 투자자가 불안에 떨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시시각각 급변하는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코린이(가상화폐 투자에 미숙한 사람)의 가상화폐 입문을 돕고자 우리 대학 박범조(경제) 교수와 함께 관련 기본 정보를 알아봤다.

 

가상화폐, 넌 어디서 왔니? 
가상화폐란 개인과 법인에서 통용되는 하나의 민간 화폐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발행한다. 블록체인은 여러 대의 컴퓨터에 데이터를 기록해 검증하는 저장 기술이다. 이러한 암호화 기술 덕분에 보안 기능이 철저한 게 특징이며, 가상화폐가 이른바 암호화폐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그중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비트코인’은 2008년 일본의 한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화폐를 대신하고 온라인상에서 활성화된 거래를 만들자는 취지로 국내 도입 이래 20·30세대의 투기 열풍이 불었다. 가상화폐의 종류는 두 가지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이후에 등장한 모든 가상화폐를 의미하며 비트코인은 이들 사이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직접 채굴하거나 거래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여기서 ‘채굴’이란 쉽게 말해 암호 해독이다. 가상화폐의 암호를 컴퓨터 연산으로 해독하고 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지급받는 원리다. 채굴 방법은 간단하다. 가상화폐 채굴 장비를 준비해 채굴 사이트의 프로그램으로 채굴을 시작하고 채굴된 가상화폐를 본인의 가상화폐 거래계좌로 옮기면 된다. 

 

가상화폐 열풍 왜 부는 걸까? 
코로나19로 인해 은행 금리가 저하되고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식과 비슷한 구조로 이익을 얻는 가상화폐 투자도 인기가 높아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25일까지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총 445조2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누적 거래금액인 356조2천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런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박 교수는 “단기간에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와 다른 사람의 투자 성공담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열풍이 발생했다”며 “이는 다른 사람들의 투자를 무작정 따라 하려는 무리 행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주식과 가상화폐, 뭐가 다를까?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작년 10월 1일부터 지난 3월 7일까지 조사해 발표한 ‘가상화폐 앱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대비 가상화폐 투자자 수는 189%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돈을 번다는 기대감으로 시작할 뿐 정작 가상화폐와 주식의 차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 주식의 경우 가격제한폭 규제에 따라 상한·하한 30%가 되면 거래가 정지되지만, 가상화폐는 시세의 상한가, 하한가의 개념이 없다. 즉 가격이 하루 만에 끝없이 오르거나, 바닥을 쳐도 제지가 불가하다. 또한 가상화폐는 시장이 매일 24시간 지속하는 반면, 주식 시장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제한된다. 국내 주식은 무조건 1주씩 매수해야 하지만, 가상화폐는 아주 작은 소수점 단위 매수도 가능하다.
게다가 주식은 전쟁이 나면 가치가 조각나지만, 가상화폐는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비상상황으로 인해 투자한 기업이 도산하거나 한국거래소(KRX)에 보관된 전자 형태의 데이터가 소멸하는 경우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지만, 가상화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금융기관들은 이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므로 이런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라 덧붙였다.

 

고수익, 고위험. 극명한 장단점 
먼저 가상화폐의 장점은 ①화폐 발행 비용 ②이체 시 거래 비용 ③보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도난·분실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가치저장 수단의 기능이 뛰어나다는 이점도 있다.


단점으로는 ①거래의 비밀성이 보장돼 범죄 자금에 악용될 수 있고 ②과세가 어려워 탈세수단이 될 수도 있다. 또한 ③성사된 거래는 취소하기 어렵고 ④국가 차원의 관리 기관이 부재해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


이에 박 교수는 “가상화폐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저축기능이 약화하기 때문에 가치저장 및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정부나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아직 공식 통화로 인정하지 않기에 거래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거래 당사자인 개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pilogue
최근 가상화폐는 엄청난 열풍을 몰아오고 있다. 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불법 자금 세탁과 같은 악용의 가능성이 있으니 정부의 세심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도한 몰입은 일상생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신중한 투자와 절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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