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을 먹으면 졸린 이유?
감기약을 먹으면 졸린 이유?
  • 윤수진 약사
  • 승인 2021.11.23 16:16
  • 호수 148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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⑯ 감기약
▲ 감기약을 복용하고 잠에 들고 있다.
▲ 감기약을 복용하고 잠에 들고 있다.

 

예측이 쉽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래서 종합감기약, 코감기약, 목감기약, 비염약 등을 약국에서 사거나 병·의원 처방을 많이 받는다. 이런 약들을 건네면서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약에 수면제 들어있나요?”이다.


정답을 말하면 감기약에는 수면제가 없다. 그런데 막상 감기약을 먹으면, 졸린다고 하는 사람들은 지천으로 널렸다.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길래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까? 알다가도 모를 미스터리 중 미스터리다.
우선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그중에 졸음은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특히 감기약에 대부분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은 졸음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우리 몸에서 염증반응이 나타날 때 히스타민이라 하는 물질이 증가하는데, 이 물질에 대항하는 약이 바로 항히스타민제다. 각종 염증반응이나 피부 가려움증과 같은 곳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대체로 인체에 안전해 영유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항히스타민제는 1980년대 이전부터 사용돼 온 ▲페니라민 ▲트리프롤리딘 ▲피프린히드리네이트 ▲히드록시진 ▲메퀴타진 등을 대표 성분으로 꼽는다. 이 약들은 뇌에도 약이 전달돼 약효를 나타낸다. 이 과정에서 졸음이나 입이 마르는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제는 아주 어린 아기들도 사용이 가능한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그리 비싼 약이 아니어서 포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 졸음 증상과 입이 마르는 증상을 대폭 줄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체 곳곳에 약이 전달되지만, 뇌에만 전달되지 않도록 화학 구조식을 조정한 약이다.


세티리진 성분의 지르텍이 대표적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이다. 이외에도 로라타딘, 에바스틴, 펙소페나딘 등의 성분이 졸음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에 성인의 처방에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 처방이 좀 더 선호되는 편이다. 또한 세티리진과 로라타딘 성분의 약제들은 국내 회사에서도 정제, 말랑말랑한 연질캡슐, 시럽 형태로 나오고 있다. 가까운 약국 어디를 가도 이 성분의 약들을 쉽게 살 수 있다.


그래도 예민한 사람들은 개선된 약제에도 졸음과 같은 증상을 겪는다. 이런 이유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기간 동안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하고 있다. 술이 항히스타민제의 졸음과 같은 진정작용을 크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감기약에 수면제가 있다는 것은 거짓이다. 하지만 감기약 효과와 함께 졸음이라는 부작용이 따라올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약이 양날의 검처럼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감기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윤수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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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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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24-01-09 11:06:24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