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바위 아래서 새해를 외치다!
호랑이 바위 아래서 새해를 외치다!
  • 강서영 기자
  • 승인 2022.01.04 15:46
  • 호수 14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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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새해맞이

“3, 2, 1, Happy New Year!” 오지 않을 것만 같던 2022년이 밝았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 육십간지 중 39번째로 ‘검은 호랑이 해’다. 호랑이는 예부터 우리나라의 서쪽을 수호하는 동물로, 조상들은 이를 귀신과 역병을 몰아내는 존재로 믿었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으면 올 한 해 자신감 넘치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기자는 지난 1일 백호가 깃든 산, 종로구 인왕산으로 향했다.


해돋이를 보러 가기 전 기자는 새벽의 찬 기온이 걱정돼 온몸을 목도리, 장갑, 핫팩으로 무장한 후에야 집을 떠날 수 있었다. 지하도를 나와 목적지를 향해 지도 앱을 켜려고 하자 저 멀리서 몇몇 사람들이 산을 향해 걷고 있었다. 분명 저 길이라 생각한 기자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대열로 합류해 산을 올랐다. 10분을 올랐을까, 산 중턱에서 금빛의 호랑이가 위엄있는 모습으로 기자를 반겼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아직 중간밖에 안 왔다는 현실에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 호랑이 동상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듯 하다.

 

재빨리 호랑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은 기자는 산의 둘레길을 따라 올랐고 저 멀리 솟아있는 범바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 멈춰서 둘레길 너머를 바라보니 어두운 하늘과 반짝이는 도시 불빛들이 전경을 이루고 있었다. 목적지를 향해 쉬지 않고 올라가니 땀이 머리카락과 함께 얼어 있었고 체력은 고갈됐다. 힘들게 산을 올라 시계를 확인해 보니 6시 50분이었다. 하지만 범바위 위 명당은 미리 온 등산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결국 기자는 바위 밑 언저리에서 새해 일출을 기다렸다.

 

▲ 7시 50분경, 서울 하늘에 올해 첫 해가 붉게 떠올랐다.
▲ 7시 50분경, 서울 하늘에 올해 첫 해가 붉게 떠올랐다.

 

1시간 남짓 기다리니 서서히 서울 전경 뒤로 붉은 햇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회색빛의 건물들 뒤로 붉게 반전된 하늘은 감탄을 자아냈다. 순식간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기자는 눈을 감고 새해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제한된 여행이 자유롭게 풀릴 미래가 하루빨리 오길 바라며 눈을 떴다.


하산한 뒤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됐다. 해돋이도 봤겠다, 다음으로 하고 싶었던 일은 올 한해의 운을 점쳐보는 것. 과연 운세 결과와 미래가 일맥상통할까. 기자는 근처의 운세 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사주, 신점, 타로 등 다양한 종류의 운세가 있었다. 이 중 무엇을 물어볼지 고민하다 문득 향후 진로가 기자와 잘 맞을지 궁금해 학업·진로 운을 묻기로 했다.


 

▲ 기자가 질문을 곱씹으며 카드를 선택하고 있다.
▲ 기자가 질문을 곱씹으며 카드를 선택하고 있다.

 

자리에 앉은 후 질문을 하자 타로 선생님은 카드를 펼친 후 마음이 가는 카드 3장을 뽑으라고 권했다. 신중하게 3장을 뽑자 선생님은 카드를 뒤집으며 “기자는 국내보다 국외가 잘 맞을 것”이라며 해외 관련 진로를 확신해도 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를 향해 “일복이 많다”며 집에 있을 팔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는 입학 후 1년간 학교, 회의장, 연평도 등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해왔기에 타로 결과가 놀라웠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 운세였지만, 긍정적인 결과 덕분에 진로에 자신감이 생기는 듯했다. 미래가 이와 같길 염원하며 신년운세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 직접 빚은 만두로 끓인 떡국이다.
▲ 직접 빚은 만두로 끓인 떡국이다.

 

일출과 운세까지 보니 어느덧 늦은 점심시간이 돼 있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니 이미 부모님이 직접 만들어 둔 떡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훈훈한 임인년 새해 덕담과 함께 떡국을 비웠다. 이제 기자는 한 살을 먹었다. 알찬 하루로 시작한 올해, 더 성장한 한 해로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강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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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stzero@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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