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지켜낸 바다의 소중함
우리 손으로 지켜낸 바다의 소중함
  • 이정온 기자
  • 승인 2022.05.31 13:29
  • 호수 1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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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바다의 날

여름이 다가왔음을 실감함과 동시에 시원한 바다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 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물론 우리에게 해산물과 자원을 제공하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로가 돼주는 바다. 우리나라는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5월 중 오늘을 ‘바다의 날’로 지정했다. 이에 기자는 바다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깨닫고자 ‘청해진 유적’이 있는 전남 완도로 떠났다.


땅끝마을보다도 먼 완도로 가기 위해 기자는 장장 6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 완도공용터미널에 내린 기자는 택시를 타고 청해진 유적지까지 이동했다. 택시 기사는 청해진 유적지가 원래 간조에만 출입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다리를 세워 언제든 구경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또한 썰물 때 땅이 드러나도 발이 빠지지 않는 땅이라 차들과 사람들도 지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다리 아래를 보니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이 있었다.

▲ 다리로 연결된 청해진 유적지가 보인다.
▲ 다리로 연결된 청해진 유적지가 보인다.

 

택시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자 ‘외성문’이 보였다. 외성문 뒤로는 우물이, 그 옆으로는 ‘ㄷ’자형 판축 유구’가 있었다. ‘ㄷ’자형 판축 유구는 국내나 중국, 일본에서도 유례없는 해안 구조물로, 우물을 보호하고 외성문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기자는 외성문을 지나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외성문에 난 길을 따라 걸으니 ‘굴립주’와 그 사이에 위치한 ‘당집’이 보였다. 굴립주는 땅을 파서 기둥을 세우거나 박아 넣어서 만든 건물이지만 지금은 기둥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 당집은 지금까지도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 바다에서의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는 굿이 행해진다고 한다.


둥글게 이어진 외성문 길을 크게 한 바퀴 돌다 보니 넓게 펼쳐진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다. 외성문이 공격받는 상황을 대비해 만든 ‘내성문’을 지나 완만한 경사길을 내려오니 처음 건넜던 다리를 마주했다. 아까 다리 아래로 섬을 빠져나왔던 사람들이 떠오른 기자는 다리 아래로 드러난 땅에 발을 내디뎠다.

▲ 간조로 배들의 발이 묶였다.
▲ 간조로 배들의 발이 묶였다.

 

햇빛 아래를 걸어 다녔더니 느껴지는 더위를 조금 식히기 위해 청해진 유적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장보고기념관’으로 이동했다. 청해진 유적 곳곳에선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기념관으로 가는 해안길에는 마스크나 플라스틱 컵 같은 쓰레기들이 많았다. 바다의 날인 만큼 오늘은 바다를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쓰레기를 봉투에 하나둘 담아 기념관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려줬다.

▲ 바다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봉투에 담았다.
▲ 바다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봉투에 담았다.

 

장보고기념관에서 기자는 청해진 유적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다. 청해진 유적을 축소한 모형을 보니 직접 걸으며 봤던 구조물이 다시금 떠오르기도 했고 무역이 이뤄지던 상황들을 재현한 모형도 관람 가능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기자 혼자라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바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청해진을 벗어난 기자는 높은 곳에서 한눈에 바다를 보기 위해 ‘완도타워’로 향했다. “날이 좋으면 제주도까지 보는 게 가능하다”는 택시 기사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완도타워에 오른 기자는 망원경까지 동원하며 제주도를 찾고 싶었지만, 어느 섬이 제주도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제주도를 찾는 걸 포기하고 모노레일을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모노레일 창 너머로 해상왕 장보고가 지켰을 바다가 보였다.

▲ 망원경을 통해 서해와 완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망원경을 통해 서해와 완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안 될 존재다. 선조들이 목숨 바쳐 지켜냈으며 이젠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할 소중한 터전이기도 하다. 오는 여름엔 바다를 찾아 그 소중함을 실감해 보자.

이정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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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i092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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