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사람을 곁에 둬야 행복하다
긍정적인 사람을 곁에 둬야 행복하다
  • 송새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06 14:42
  • 호수 1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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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점화 효과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좋다는 건 막연하게 알지만, 일상에서 이를 의식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줄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인간관계를 ‘선택’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계산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누구와 함께하느냐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건 자동차 연료가 떨어지듯 눈에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을 때 불만 가득한 사람으로 변해있지 않으려면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여기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있다. 실험 집단에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련 있는 단어들(예를 들어 주름, 은퇴한, 나이 든 등)을 5개씩 제시하고, 이 중 4개의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과제를 30개 수행하도록 했다. 통제 집단에는 노인과 무관한 단어로 같은 과제를 줬다. 두 집단 모두 단어 사용의 융통성 실험으로 알고 과제를 수행했다. 진짜 실험은 과제를 마친 후 참여자들이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속도 측정이었다. 흥미롭게도 노인 관련 단어로 과제를 수행했던 실험 집단의 참여자들 걸음 속도가 통제 집단의 참여자들보다 훨씬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서로 무관한 사건들이 도식의 촉발로 영향을 받아 처리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점화 효과’(Priming effect)라고 한다. 이 실험에서는 노인 관련 단어들을 점화 자극으로 볼 수 있다. 실험자들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 점화 자극이 실제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일상에서 부정적인 사람과 자주 어울리게 된다면 우리는 의도치 않게 지속적으로 불만 섞인 말들을 듣게 된다. 이 말들이 점화 자극의 역할을 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행복의 전염성」 연구에 따르면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가 행복할 확률이 약 15% 증가한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결과는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의 친구’가 행복할 확률도 10% 증가하며 심지어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까지도 6% 증가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할 확률도 증가하게 된다. 그저 행복한 사람과 함께 있기만 해도 행복해질 수 있다니 참 매력적인 이야기다. 우리가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 통제할 순 없어도 내 친구 즉, 내가 관계 맺는 사람만큼은 신중히 선택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을 의식적으로 옆에 두는 것은 당신의 삶을 현명하게 설계하는 것이지 이기적이거나 계산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섭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내 삶에서도 행복을 위해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어쩌면 이는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건강이 안 좋으면 대부분은 몸에서 신호를 보내지만, 부정적인 마음가짐은 우리의 뇌가 그만하라는 신호를 잘 보내지 않는다. 서서히 젖어 들어가기 때문이다.


매사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을 옆에 두고 매번 허벅지를 찌르며 ‘나는 이 사람처럼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기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하고는 맛있는 케이크를 눈앞에 두는 것과 같다. 변화를 기대한다면 변화를 이루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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