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중요한 미래교육은 없다
이보다 더 중요한 미래교육은 없다
  • 윤상혁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22.09.06 14:41
  • 호수 149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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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라진 ‘생태전환교육’

 

▲ 기후 붕괴 도미노의 모습을 담은 보고서 표지다.
▲ 기후 붕괴 도미노의 모습을 담은 보고서 표지다.

교육과정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또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대한 것. 즉, 미래 교육의 설계도를 짜는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총 10번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 개정이 이뤄졌다. 7번 째 개정까지는 1차, 2차, … 7차 개정 교육과정으로 부르다 8번 째부터는 교육 과정이 고시된 해의 연도를 붙이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 ‘2008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현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모든 유·초·중·고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11번 째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지침 등이 국민 참여 소통 누리집을 통해 공개됐다.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 군을 시작으로 학교 현장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기후 위기 시대를 관통하는 첫 교육과정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이번에 공개된 총론을 살펴보니 작년 11월 발표한 ‘총론 주요 사항(시안)’에서 강조됐던 ‘생태전환교육’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기후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관련 부분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호주 국가기후복원센터에서 정책보고서 「기후 도미노 : 중대한 기후 시스템들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위험신호」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온난화가 평균 1.2°C만 상승하더라도 여러 거대한 지구 시스템들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설 것이며, 예상보다 더 빠르게 연쇄작용이 닥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미래의 일이 아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유럽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 동안 아시아에서는 역대급 폭우로 대규모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얼음이 없는 북극을 목격할 첫 인류가 될 수도 있다. 전 세계가 힘을 합쳐 ‘탈-탄소화’에 도달해야 함은 물론, 우리에게는 전환의 상상력이 필요하며 새 교육과정은 이를 위한 기초가 돼야 한다. 인간과 비인간 생명이 공존하는 생태적 삶을 창조하기. 이보다 더 중요한 미래교육이 존재하는가? 나는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고 믿는 친구들’의 배움을 응원한다. 그들의 현재가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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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2022-09-07 18:01:58
전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