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시리즈의 혈통을 잇는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지난 6월 개봉됐다. <토이스토리>와 같은 계열이지만 내용 자체가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이다. 스핀오프의 느낌보다 <버즈 라이트이어>라는 하나의 단독 작품으로 더 크게 다가왔고 버즈의 외모 또한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듯 새로웠다. 영화에서는 저그 황제뿐 아니라 ‘신 스틸러’로서 버즈와 함께 활약하는 캐릭터가 있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모티브로 창조된 캐릭터 삭스(sox)는 버즈의 단짝 친구로 자리할 뿐 아니라 단순한 애완형 로봇을 넘어 정서 안정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이다. 실제 고양이처럼 고양이의 행동 습성까지 지녔으며 기능적인 측면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버즈가 원하는 대로 설정하되 음성으로 명령만 내리면 손대지 않고도 작동한다. AI 기술 면에서도 그 이상의 자연스러운 기능을 소화하고 있으며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느낄 수 없는 정도의 수준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버즈가 우주를 향해 나아갈 때마다 ‘무섭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물론 버즈가 우주선을 작동할 때 필수적 정보까지 제공해주니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 삭스와 같은 애완 로봇과 마주하게 될까. 실제로 로봇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는 곳으로 국내 ‘네이버랩스’와 ‘현대자동차그룹’을 떠올릴 수 있겠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공식 인수하여 미래형 모빌리티를 위한 개척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로보틱스는 물론이고 자동차에 필요한 기계공학이나 설계 등이 한 단계 진보하게 되면 도로 위를 ‘굴러가던’ 자동차, 즉 모빌리티의 개념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지닌 로봇들이 ‘파쿠르’를 표현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카이스트에서 만들어낸 인간형 로봇 ‘휴보’를 생각하면 단순한 진일보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차원 자체가 다른 느낌이다. 4족 보행이 가능한 스팟(spot)의 경우는 <버즈 라이트이어>의 삭스처럼 귀엽다는 느낌은 없지만 로보틱스로서 가능한 기능들을 탑재해 놀라운 발전을 이뤄내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로봇이 ‘진화’를 거듭하면 ‘테슬라’가 꿈꾼다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멀지 않은 이야기가 될 것만 같다. AI 테크놀로지에 로보틱스와 기계공학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외형만 원하는 대로 바꾼다면 삭스도 휴머노이드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테슬라 봇(가칭이며 테슬라 내부에서는 옵티머스라 불린다고 한다)이라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건을 들 수도 있고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구현하여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스팟이 4족 보행 로봇이라면 테슬라 봇은 사람과 동일한 이족 보행 로봇이다. 일론 머스크도 로봇이 인간의 생활 환경에 적응하거나 보통의 성인이 하는 일들을 대체해야 한다면 체격 조건 또한 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로봇이란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에 투입되곤 한다. 이제는 요리도 하고 집안일도 맡아서 하게 될 뿐 아니라 실버세대를 위한 어시스턴트로 활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버즈의 애완 로봇 삭스처럼 인류의 동반자로 생활하며 정보도 주고 재미도 주고 감동도 주는 로봇도 얼마든지 가능해진 시대가 됐다. 앞서 언급했듯 로봇을 만드는 데 있어 다양한 공학 분야들이 있지만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 빅데이터, 감지 센서라던가 카메라까지의 필수 구성 요소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은 인류를 위한 로봇의 탄생, 그리고 휴머니티를 위한 기술의 진보를 얼마나 탄탄하게 완성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