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의 ‘정체성’
단대신문의 ‘정체성’
  • 신동길 편집장
  • 승인 2023.03.21 15:39
  • 호수 15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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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세우스의 배’는 변화와 정체성에 관한 유명한 형이상학적 논제다. 질문은 간단하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탔던 배를 보존하며 조금씩 판자를 교체하다 결국 원래 배의 모든 판자를 갈아 끼웠을 때, 우리가 이걸 테세우스의 배로 인정할 수 있냐는 거다.


◇ 위에서 설명한 `테세우스의 배' 논제를 본지에 대입해보자. 1948년 단대학생신문으로 창간한 이후 75년을 겪어오면서, 신문의 이름과 코너, 판형, 만드는 사람들과 독자들까지 모두 바뀌었다. 그렇다면 1948년의 단대학생신문과 오늘날의 단대신문은 다른 걸까?


◇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다'는 것이다. 모든 게 다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단국대학교 학생 언론'이라는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지되는 한, 본지는 어떠한 변화를 겪어도 지금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다.


◇ 이달 15일, 본지 전직 기자 선배들과 현직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70~80년대에 활동했던 선배들과의 만남이라 혹여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러나 학보사 얘기를 꺼내니 그 걱정이 무색하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후배 사이 새겨진 깊은 유대감은 40년이라는 장벽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했다.


◇ 시간을 초월한 유대감은 시대를 이어간 정체성으로부터 비롯됐다. 시대를 불문하고 발로 뛰며 취재했고, 밤을 새워가며 글을 썼다. 우리들의 청춘엔 닮은 점이 많았고, 그 중심엔 학생 사회를 개선하겠다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 그리고 그 정체성을 이어 나갈 83기 수습기자들이 들어왔다. 수습기자들의 신선한 시각과 패기 있는 취재는 신문사의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줄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기자들이 서로 돕고 힘을 합친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내리라 믿는다.

신동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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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shin227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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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5 02:02:38
'시간을 초월한 유대감은 시대를 이어간 정체성으로부터 비롯됐다'
먼 타지에 있는 제 마음이 다 뭉클해지네요.
선배 기자로써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