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방과 플렉스’ 너무나도 다른 ‘MZ’의 취향 그 이유는?
‘거지방과 플렉스’ 너무나도 다른 ‘MZ’의 취향 그 이유는?
  • 서다윤∙이다경∙신이수∙이수빈 기자
  • 승인 2023.09.19 14:27
  • 호수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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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윤예원 기자
일러스트 윤예원 기자

Prologue

거지방, 무지출 챌린지, 플렉스, 욜로,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들은 청년층을 상징하는 ‘MZ' 세대들의 트렌드다. 최근 이러한 ‘MZ’ 세대들의 소비 습관이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명품이라 칭해지는 고가의 의류와 지갑 등의 액세서리 등을 구매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고 최소한의 소비를 위해 거지방과 중고 거래 등을 애용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양극단에 있는 소비 문화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바쁘고 여유 없는 청년들의 삶에 하나의 돌파구라는 것이다. 청년들의 소비는 어째서 ‘돌파구’가 된 것인지 파헤쳐보자.

 

SNS가 청년 소비에 영향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각각 2.7%, 2.3%였던 6월과 7월보다 큰 폭 반등하며 3%대가 됐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작년 12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살펴봐도5.1% 오른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물가는 매년 상승했다. 경제가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와중, 2030세대들의 소비 습관에 뚜렷한 변화가 드러났다.

 

과연 물가 상승만이 청년들의 소비 습관에 영향을 줬을까? 칸타 코리아의 설문에 의하면, MZ세대들은 온라인 제품 구매시 베이비붐이라 불리는 BB 세대들에 비해 2배 이상 SNS 인플루언서와 블로거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SNS의 발달 역시 MZ세대들의 소비 습관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는 ‘플렉스’를 추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연대 의식을 나누며 극한의 절약을 추구하는 ‘거지방’과 같이 양극단의 유행에는 양극단의 이유가 존재했다.

 

변화하는 청년의 소비와 재테크

얼마 전까지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일명 ‘플렉스’ 문화가 유행했지만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는 짠돌이와 제태크를 합친‘짠테크’ 같은 소비를 지향하는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일명 ‘거지방’에 참여했던 재학생 A(경제4) 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물가 상승에 비례해 아르바이트 소득이 적은 편이라 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거지방’에 참여해 허투루 소비하면 친구들이 본인을 질책하고,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해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청년층의 소비 흐름 변화를 청년층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 자체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불안정한 경기로 인해 적은 금액도 철저한 재테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당해 재무관리 목표 실현을위한 최우선적인 실천 전략으로 ‘절약’을 꼽은 소비자는 61%로 조사됐다. 청년층 역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률에 비해최저 임금 인상률이 오르지 않는 등 경제적 압박에 놓이며, 절약 중심의 재테크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신념을 드러내는 소비를 뜻하는 ‘미닝아웃’이나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를 뜻하는 ‘가심비’ 같은 키워드도 등장했다. 이처럼 단순히 절약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중점을 둔 소비를 하는 청년층이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 소비 트렌드 따라잡기

이러한 청년들의 소비 습관을 기자가 체험해 봤다. 첫 번째로 보유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인 재테크(▲통장 쪼개기▲가계부 작성▲주식투자▲앱테크 ▲중고 거래)를 해봤다. 하나의 통장에서 모든 돈을 관리하기보다 지출 통장과 저축 통장으로 나눠 관리하니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기자는 지출 내역을 편리하게 기록하기위해 가계부 앱을 설치했다. 가계부에 기록하며 하루에 돈을 어디에 얼마만큼 썼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출 항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었다.

기자가 4일간 직접 작성한 가계부다.
기자가 4일간 직접 작성한 가계부다.

간편 결제 서비스 앱에서는 일일 혜택 버튼을 누르거나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일주일 평균 하루에 약4,000걸음을 걸었고, 총 100원의 포인트가 적립됐다. 걷고 움직인다는 필수적인 행동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은 단연 매력적이다.

기자가 일주일간 진행한 포인트 적립이다.
기자가 일주일간 진행한 포인트 적립이다.

다음으로 하루 소비를 만원으로 제한하는 ‘만 원의 행복 챌린지’를 4일간 진행했다. 지난 12일 학식에 5,500원 사용을끝으로 소비하지 않았다. 이틀째인 13일 점심값으로 7,500원을 사용하고 카페로 향했지만, 남은 금액은 2,500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가 3,200원임을 고려하면 턱없는 금액이었다. 14일과 15일은 식비로 9,000원과 9,900원을 사용해 아슬아슬하게 챌린지에 성공했다. 소비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챌린지가 끝나면 구매하겠다고 다짐한 소비가 적지 않아 일종의 소비 요요 현상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기자가 4일간 진행한 만원챌린지다.
기자가 4일간 진행한 만원챌린지다.

체험을 끝내고 이전까지는 돈의 소비에 무관심했음을 느꼈다.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었다. SNS의 발달로 체계적인 소비 습관을 공유하고 쉽게 재테크와 자신만의 방법을 실천할 수 있었기에 상반된 ‘과시’와 ‘절약’이 트렌드가 됐음을 느꼈다.

 

대한민국의 미래, MZ세대

어느 사회에서나 20대는 ‘일꾼’으로서의 중요한 초석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대두되는 국민연금의 소진 시점 가속화와 노동 인구의 고령화 등의 문제 사이에서 20대는 세금을 장기적으로 납부하는 좋은 노동 자원이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20대를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의 영향을 통해 청년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비관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7에서~2008년 사이 성인이 된 30대, 코로나19를 통한 팬데믹과 함께 성인이 된 20대의 삶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갑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사건을 겪음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느끼고, 한정된 자금을 무계획적으로 사용하며 미래보다는 현재에 몰두하는 생각이 강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대의 대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현재’에 돈을 빌려 ‘미래’에 갚는다는 개념인 대출을 사용하는20대의 부채 상황에 관한 문제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4일 금융권의 발표에 따르면 생계비 대출 이자 미납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20대 청년층으로 전체 9,244명 중 12.73%가 이자를 미납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20대가 빚의 위험성, 복리의 개념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대출을 시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금융’에 대한 교육을개인에게 위임하고 등한시할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계속해서 교육할 필요성이충분하다.

 

Epilogue

20대의 경제는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다. 앞으로 미래의 경제를 꾸려나갈 자원이면서, 아직 ‘젊음’을 만끽하고 누리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뽐내고 싶은 마음, 열심히 일한 돈으로 부를 축적하고 싶은 마음, 타인보다 더 뛰어나 보이고싶은 마음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마음의 종착역이 자신까지 메마르게 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될 것이다. 20대가 ‘어른’이 되기에는 아직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함께하는 경제 교육을 통한 20대의 건강한 소비 생활을 응원한다.

 

 

서다윤∙이다경∙신이수∙이수빈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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