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캠퍼스, 술 취한 행인… 학생은 귀갓길이 무서워요”
“컴컴한 캠퍼스, 술 취한 행인… 학생은 귀갓길이 무서워요”
  • 신이수·구예승·서다윤·이수빈 기자·박해성·황유림 수습기자
  • 승인 2023.11.07 15:05
  • 호수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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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음식점 주변 취약 여전
자취촌 CCTV 확대설치 필요
주민·지자체 공동 노력해야
죽전캠퍼스에서 기숙사로 가는 적막한 길을 가로등이 밝히고 있다.
죽전캠퍼스에서 기숙사로 가는 적막한 길을 가로등이 밝히고 있다.
죽전캠퍼스 정문에서 식당가로 이어지는 길목은 가로등이 없어 심야에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서희이수빈 기자
죽전캠퍼스 정문에서 식당가로 이어지는 길목은 가로등이 없어 심야에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학가의 치안은 대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된다. 방학이 끝나고 대학이 개강하면 시험 기간 밤늦게 집으로 귀가하는 학생들과, 대학가에 위치한 식당과 술집을 이용하는 학생들로 대학가의 거리는 잠들 줄 모른다. 이에 취재팀은 우리 대학 주 거주지이자 이용자인 학교 앞 대학가의 안전 현황을 알아봤다. 본격적인 취재에 앞서 기자들은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의 대학가를 걸었다. 죽전캠의 자취촌은 학교 앞 술집 거리에 비해 가로등 수가 적어 어두웠다. 마찬가지로 천안캠 천호지 앞과 상명대 인근도 술집 거리에 비해 자취촌의 가로등 설치가 부족했고, 학교 앞 거리에서도 고장 난 가로등을 발견하는 등 가로등 보수가 필요했다.

 

밤 10시 이후 안전 사각지대 발생
죽전캠 인근인 죽전동과 보정동 근방에는 방범용 CCTV가 210개, 천안캠 인근인 안서동과 신부동에는 394대로 많은 양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죽전캠 앞에서 자취 중인 A씨는 “술집, 카페, 식당이 즐비한 거리 쪽만 CCTV가 설치돼 있다”며 “상대적으로 어두운 자취촌 근처에는 CCTV가 하나도 없어 치안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명대 인근에서 자취 중인 B씨는 “학교에 늦은 시간까지 남아 있는 일이 많다. 오후 11시쯤 귀가 시에 천호지 뒤쪽 원룸촌 거리를 이용하는데, 상가 건물 불이 다 꺼져 있고 인적이 드물다”며 “CCTV 추가 설치를 통한 치안 유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천안시 안전정책팀 관계자는  “CCTV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관할서와 연계를 통해 경찰 측의 우범 지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CCTV 설치 등을 계획한다”며 “절차에 따라 담당자가 야간 시간대에 해당 구역을 방문해 설치 장소와 필요성을 확인한 뒤 설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가로등의 경우 죽전동에는 6,628개, 죽전캠 인근의 보정동 일대에는 461개, 신안동에는 가로등 1,634개, 보안등 731개가 설치돼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용인시 건설도로과 관계자는 “가로등의 상태가 미흡할 경우 관리 번호를 파악해 가로등 위치를 확인하고 도로, 교량, 하천, 공원 각 부서에 연락해 보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천안시 동남구 도로관리팀 관계자는 “가로등 설치 요청 민원이 발생할 시 요청 지역 현장 확인 후 설치 필요 적합 판단이 나면 설치한다”고 말했다.

 

혜당관 문앞에 부착된 보안시스템 안내문
혜당관 문앞에 부착된 보안시스템 안내문

공동 대응 체제 구축 필요하다
대부분의 학우가 귀가한 오후 10시 이후의 대학가 곳곳에는 사각지대가 있었다. CCTV의 손이 닿지 않는 대학가의 안전 사각지대는 순찰을 비롯한 직접적인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대학이 밀집된 안서동을 담당하는 동남파출소에 따르면 “현재 우리 대학을 포함해 백석대와 상명대, 호서대는 취약 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 탄력적으로 야간 순찰을 운영하며 대학가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원을 통한 순찰 추가 배치 요청 시 추가 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야간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은 없을까.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와 대학, 관할서의 유기적인 공동 대응 체제 마련해 안전관리 체계의 혹시 모를 허점을 보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1기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생 순찰대 2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와 9개의 대학이 협업해 주로 야간시간대에 캠퍼스 안팎을 정기적으로 순찰하는 대학생 순찰대 활동은 각 관할 범죄예방진단팀과 적극 협력해 캠퍼스 치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충청남도 홍성군은 홍성경찰서와 자율방범대가 협력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야간 순찰을 통해 불특정 다수 대상의 범죄 예방과 치안 유지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캠퍼스 폴리스 활동을 통해 교내 안전 관리와 더불어 지자체 등의 협력과 지원으로 공동 대응 체제를 마련해 치안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학가 심야 안전 함께 만들어야
죽전캠 인근 거주 재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만취한 대학생들이 고성방가하는 것을 가끔 목격한다”며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명대 인근에서 거주하는 재학생 역시 “주변 건물들이 대부분 술집이라 이로 인해 취객들의 고성방가나 여러 범죄의 위험 속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위협들이 가까이 있는 것에 비해 대비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안전은 대학생과 거주민, 지자체 등 지역 공동체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가를 이용하는 주 고객인 대학생들이, 해당 도심에 위치한 대학가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것은 대학만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더불어 안전한 대학가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에티켓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

 

신이수·구예승·서다윤·이수빈 기자·박해성·황유림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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