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픈 피부 흉터 남기는 `켈로이드' 돌파구 찾았다
마음 아픈 피부 흉터 남기는 `켈로이드' 돌파구 찾았다
  • 박정윤 기자·김민재 수습기자
  • 승인 2024.05.28 15:48
  • 호수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혜성(38) 조직재생공학연구소 교수
켈로이드 흉터 잘 낫지 않아
약물로 흉터 커지지 않게 연구

상처가 아물고 나면 우리 피부에는 보기 싫은 흉터가 남는다. 흉터가 피부에 남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최근 우리 대학 조직재생공학연구소는 부풀어 오르고 증식하는 켈로이드(Keloid) 흉터의 원인을 밝혀 조명받았다. 본지는 김혜성(38) 조직재생공학연구소 교수를 만나 상처에 흉터가 남지 않는 방법을 물었다.

 

켈로이드 흉터 연구의 시작 
켈로이드 흉터는 일반적인 흉터와 달리 증식하는 흉터라 이를 겪는 환자들의 고통도 심하다. 하지만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아왔다. “켈로이드 흉터는 움직임이 많을수록 더욱 빠르게 증식하는데, 물리적 자극이 조직 재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김혜성(38) 조직재생공학연구소 교수는 왜 켈로이드 흉터가 생기고 증식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상처가 생기면 속 피부에 위치한 진피세포가 상처를 메꾸기 위해 일한다. 이때 치료가 급하게 이루어지면 조직 재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흉터가 생기게 된다. 켈로이드 흉터는, 평소 켈로이드 체질의 사람이 상처를 입게 됐을 때 진피세포가 과하게 증식해 생긴다.

 

김 교수는 켈로이드 흉터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흉터가 증식하는 원인을 연구했다. “켈로이드 흉터 세포는 물리적 자극을 느끼는 민감도가 높아 빠르게 증식하는데, 증식하기 위해서는 3차원의 피부 조직을 통과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세포가 유연해진다는 것을 우리 연구소에서 처음 발견했죠.” 김 교수 연구팀이 ‘세포가 유연해지지 못하도록 하는 약물을 투여해 흉터가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결과를 도출하기까지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치료제 투여를 통해 켈로이드 흉터를 치료하는 과정이다.
치료제 투여를 통해 켈로이드 흉터를 치료하는 과정이다.

켈로이드 흉터 연구의 정체기 
이전까지 켈로이드 흉터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는 동물 실험이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김 교수는 “동물 실험은 치료제가 나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데 켈로이드는 사람에게만 국한돼 발생하는 질병이라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같은 켈로이드 체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개체 차이가 매우 커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켈로이드 흉터가 귓불처럼 눈에 보이는 곳에 생기면 심리적 고통이 크고 관절 부위에 생기게 되면 움직임도 제한된다. 흉터가 심해지면 보통 외과적인 수술로 제거하곤 하는데, 켈로이드 흉터는 수술로 제거해도 같은 자리에 또 흉터가 반복적으로 생긴다. “레이저나 방사선 같은 결합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더라도 재발이 쉽게 된다는 것 역시 고통스러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김혜성 교수는 “흉터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성 교수는 “흉터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켈로이드 흉터 치료의 미래를 엿보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조직 재생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분야의 교수님과 연구자분도 많이 계세요. 이분들과 자유롭게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협업하며 연구의 깊이와 질을 높인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조직재생공학연구소에서 발견한 치료 방법이 치료제 형태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동물 실험과 임상 단계가 남아 있다. 지금의 성과는 켈로이드 흉터 치료를 위한 여러 가지 해결 방안 중 하나를 찾은 것이다. 김 교수는 관련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며 “연구소에서는 효과적인 치료제를 위해 앞으로도 현상 이해와 문제점 파악에 더 집중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화학적인 병인을 제어하는 치료제가 많이 연구됐기 때문에 이제는 물리적인 원인을 제어할 수 있는 치료 방법에 집중하고 싶어요.” 김 교수는 집념을 가지고 흉터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해 왔다. 흉터 없는 세상을 위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박정윤 기자·김민재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