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자석 / 스터디 그룹
주간 기자석 / 스터디 그룹
  • <허유나 기자>
  • 승인 2005.03.24 00:20
  • 호수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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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적 소규모 학회 ‘토론방’이 없다

새학기를 맞아 친구들과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김 모양은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마땅히 공부할 공간이 없어 3일만에 스터디 그룹을 그만두어야만 했다.
이는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는 학생들이라면 하나같이 공감하는 이야기다. 학생들이 소규모로 자유롭게 모이는 스터디 그룹은 학교측에서 통계를 내 관리하기 어렵고,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해진 공간이 없어 ‘떠돌아’다니며 공부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친구 2~3명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하고 있다는 한 인문학부 학생은 “공부를 하려고 해도, 도서관 지하나 매점, 또는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면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곳도 고정적인 장소가 아닌데다가 소란스러워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단과대학에 토론할 만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곳은 문과대, 건축대 등 매우 한정적이며, 이런 공간 또한 학회 세미나 일정이 잡혀 있어 일반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 또 학과에 통보를 하면 빈 강의실을 빌려주고는 있으나, 이것 또한 도난문제나 강의실의 한정으로 어려움이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기존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스터디 그룹이 최근 학회나 튜터링으로 정착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튜터링은 모든 교과목을 대상으로 하며, 어느 한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튜터(tutor)와 그 과목을 수강 중인 튜티(tuty)를 연결해 줘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세대에서 이 같은 튜터링을 도입해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우리대학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도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학회나 앞으로 진행될 튜터링 또한 장소의 부족이라는 문제에 부딪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만한 장소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히 요구된다. 공간적 요인으로 인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의욕을 꺾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자발적인 학습이 지원돼야 학생들의 지식과 학습의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스터디 그룹 자체가 소규모로 이뤄지는 것인 만큼 하나의 큰 공간보다 작지만 분리된 공간이 많이 필요하며, 단과대학별로 얼마간의 노력을 통해 이런 공간을 조성해 나간다면 학교 내에 건전하고 활발한 토론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작은 공부부터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거시적 안목으로 보았을 때 학교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작은 길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허유나 기자>
<허유나 기자>

 yunari8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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