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 동아리 활동
웅성웅성 / 동아리 활동
  • 이은경
  • 승인 2005.04.19 00:20
  • 호수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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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동아리가 줄어드는 안타까움
중간고사가 끝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를 나서는데 오랜만에 과 친구를 만나게 됐다.
친구는 시험도 끝났는데 저녁이나 함께 먹자고 권유했지만, 그날은 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이라 안되겠다며 나중으로 약속을 미뤘다. 친구는 “뭐 얻는 것도 없는데 동아리 활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냐”라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게 말을 건냈다. 친구의 말을 듣고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 동아리 활동은 학교 생활의 일부이며,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친구는 동아리 활동을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한 하나의 수단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신문에서는 최근 늘고 있는 공모전, 영어 등 취업과 실력 향상에 관계있는 동아리에는 지원자가 몰려들어 오디션까지 볼 정도로 치열한 가입 경쟁을 벌이기까지 하는데 사회문제, 철학회, 역사문제 연구회 등 일부 학술 분과의 동아리 등은 새내기들을 모집하는데 몇 해째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내용에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만큼 최근 동아리에 대한 생각과 판도가 바뀐다는 것이다. 최근 내 주위만 보더라도 과거에 비해 동아리 신입생이 많이 줄었고, MT 등에 참여빈도나 횟수도 많이 줄었다. 과거 동아리가 사회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한 사상 연구와 학생들의 연대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오직 ‘나’와 ‘취업’에만 쏠려있다.
내가 동아리에 들어올 때 한 선배가 내게 말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연애, 공부, 동아리 중에 하나만 잘해도 성공한 것이라고. 특히 동아리 활동은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자의식의 성장과 성취감, 간접적인 사회경험 등 많은 것을 얻고 배울 수 있다. 물론 이런 활동 등이 취업에 도움이 되고, 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소규모의 사회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 많은 재학생들이 당장 내 시간을 뺏는다는 짧은 생각으로 내 인생의 중요한 경험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이은경<인문학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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