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또는 다케시마
독도 또는 다케시마
  • 최재선
  • 승인 2008.03.12 0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독도가 일본에서는 다케시마(竹島)다. 한일 두 나라 사이에 독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독도를 놓고 벌어지는 두 나라 간의 쟁점은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복잡하다. 독도 영유권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우리 고유의 땅인데, 일본이 쓸 데 없이 나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는 입장이다. 옛 가수 정광태 노래 말에 나오는 논리 그대로다. 이에 비해 일본은 1905년 시마네 현 고시로 주인 없는 땅을 자기 나라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동안 독도 문제가 한일 두 나라에 사이에 첨예한 이슈로 등장할 때마다 많은 글과 주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 언론을 현란하게 장식했던 수많은 성토성 주장들이 바로 이를 말해준다.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일축하는 충정어린 민의로 해석된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시각으로 분석해 본다면, 독도 영유권 문제는 민족적인 정서에 의지해서만 해결할 수 없는 요인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고도의 국제 정치·외교적인 역학관계까지 개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도 문제 등 한일 간에 놓여 있는 여러 현안들이 우리 민족의 뜻대로 풀려 나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사에서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2005년 일본의 시마네 현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이후 그 동안 노무현 정부 때 격앙되었던 기념식사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새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한일관계에도 적용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그 동안 두 나라는 독도 문제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빚어왔다. 이른바 일본 극우파의 망언과 외교적인 채널을 통한 항의가 되풀이될 뿐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런 점에서 3·1절 기념식사는 새로운 한일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범한 일본의 후꾸다 총리도 조용한 실리외교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명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이 희망하는 바와 같이 한일관계가 새로운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안으로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한 명백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 지향적인 발전에 몰입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그 동안의 현안을 아예 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에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할 때부터 이 같은 입장이 자주 되풀이 되어 왔다. 현상 유지가 최선의 방책이 되어서는 악순환만 반복 될 뿐이다.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간의 현안은 과거 들추기가 아니다. 두 나라 사이에 걸림돌로 남아 있는 매듭을 확실하게 풀어 우리나라 해양 영토를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한 우리 민족의 지상 과제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인 지배를 강화하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땅 독도가 더 이상 다케시마로 불려져서는 곤란하다.

최재선(한국해양수산개발원 독도연구센터장) 동우

최재선
최재선

 jschoi@kmi.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