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진심③] 오페라의 유령
[진실과 진심③] 오페라의 유령
  • 유현수 기자
  • 승인 2008.09.09 20:17
  • 호수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진실…오페라의 유령에 생명을 불어넣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

몇 번이라도 읽을 수 있고 몇 번이라도 볼 수 있는 작품이 네게는 무엇이니? 나에게는 이 ‘오페라의 유령’이 그래. 결말을 알아도, 배경을 알아도 나에게 있어 보고 또 보게 되는 작품이야. 거기에는 책의 원작자 가스통 루르 씨가 아닌 또 한 명의 창조자의 덕분인 것 같기도 해.

‘오페라의 유령’을 제일 처음 만난 건 서점에서였어. 그때 한참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 빠져있던 나는 ‘오페라극장을 둘러싼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이 책의 설명과 ‘프랑스어판 원작 국내최초로 완역’이라는 글귀에 이 문학세계사의 책을 읽기로 결심했던 것 같아.

그때 서점에는 출판사만 다른 ‘오페라의 유령’ 책이 여러 권 있었거든. 하지만 이 책이 표지도 세련된 것 같았고, 무엇보다 국내 최초가 끌렸다고 할까. 나중에 알아본 결과 가스통 씨의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어가 맞아. 하지만 다른 책들은 영어판을 번역했던 거였지. 그래서 내가 고른 문학세계사의 책이 국내 최초가 될 수 있었어. 참고로 영어판은 인물이나 배경 묘사가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프랑스어판에 비해 과감하게 축약해서 사건 전개가 빠르고 긴장감 있다고 해.

혹시 오페라의 유령이 뮤지컬, 영화로도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니? 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영화 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가스통 씨가 아닌 프레데릭 포사이드 씨에 의해 출판된 ‘오페라의 유령 2(에릭의 부활)’의 공통점이 뭔지 아니? 그건 바로 그 모두에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씨가 관련돼 있다는 거야.

앤드류 씨는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최초로 뮤지컬로 만든 사람이자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우게 만든 사람이야.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2004년에 개봉한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각본을 맡았고, 2002년에 출판된 ‘오페라의 유령2’(에릭의 부활)에서 저자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해. 심지어 뮤지컬과 영화에 쓰인 음악들은 앨범으로도 제작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오페라의 유령’을 질리지 않고 계속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또 한 명의 창조자이기 때문이야. 그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영국에서 초연될 때 그의 부인이었던 사라 브라이트만 씨가 크리스틴 역을 맡았어. 그래서 일까? 많은 사람들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크리스틴 역에 사라 씨를 떠올리기도 해.

그 또한 얼마나 사라 씨를 원했냐면 ‘오페라의 유령’을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 그는 사라 씨와 이혼을 하게 됐어. 그래서 영화는 생각보다 늦게 제작됐어. 사라 씨가 아닌 크리스틴 역에 맞는 또 다른 사람을 찾았어야 했으니까. 언젠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자신과 전부인인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 씨의 이야기라고 말했던 앤드류 씨가 생각나.

앤드류 씨의 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발돋움한 사라 씨, 그리고 유령 에릭의 도움으로 오페라 극장의 프리마돈나가 된 크리스틴. 하지만 결국 크리스틴이 에릭을 떠나가고 사라 씨 또한 앤드류 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를 떠났다는 점에서 그는 안타까운 점까지 에릭과 닮은 것 같아.  <유현수 기자>

 

▲ 다양한 장르의 오페라의 유령(위쪽 시계방향부터 뮤지컬, 책,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진심… 에릭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은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은 흉측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주인공 에릭, 아름다운 미모를 지녔지만 에릭을 사랑하지 않는 크리스틴, 백작의 신분으로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을 지닌 라울로 이뤄진 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이다.

이런 종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미녀와 야수’, ‘노트르담의 꼽추’도 비슷한 상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비록 에릭은 그의 처지를 부정할 수 없자 짝사랑을 해오던 크리스틴을 지하에 가두고 감금시킨다. 감금 후에도 그녀는 에릭을 사랑하지 않는다.

단지 그에게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점심을 느끼게 될 뿐이다. 사랑에서는 일방통행이 통하지 않는다. 상대방과 교감할 수 없어 서로의 벽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을 무서워하지만 그를 싫어하진 않는다.

또한, 그를 싫어하진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아마 이것은 감금하는 동안 에릭을 연민해 왔던 크리스틴의 마음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인 라울이 그를 해치려하자 크리스틴은 그동안 쌓아온 정을 떠올리며 라울을 막는다. 이런 맥락에서 크리스틴이 에릭을 생각하는 진심을 엿 볼 수 있었다.

크리스틴은 모든 사랑과 충성을 다 하는 에릭을 사랑하지 못 하는 걸까? 그녀는 그의 겉모습 때문인 걸까? 아니면 에릭이 크리스틴에게 사랑의 표현 방법이 잘못되어 진심이 전해지지 않은 것일까? 에릭의 사랑법은 독단적인 사랑으로 둘만의 시간을 중요시한다.

어두움, 좁은 공간, 계획된 일과는 크리스틴이 여태 살아온 날들과는 너무 다른 세계였기 때문이다. 에릭은 지하세계에서 20년 이상 보내온 만큼 현실세계와는 다른 자신의 사랑의 표현방법을 보여줘 크리스틴에게는 낯선 표현으로 거부할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극중에서 에릭은 오페라극장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무서움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크리스틴은 더 그의 사랑을 부담스러워 한 것은 아닐까? 그녀는 에릭을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했던 행동이 잘못된 방법임을 모르는 에릭에게 안타까운 결과를 주어 에릭이 크리스틴을 사랑했던 마음마저도 수포로 돌아간게 아닐까 싶다.

서로 자라온 환경이 남달라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았던 사랑과 현실. 한 남자는 자신의 세계에서 최고의 대접을 응했지만 한 여자에게는 그 순간이 인생최고의 아픔이자 기억하기 싫었던 순간, 일반통행적 사랑은 융합될 수 없었던 안타까움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서로 공감하고 함께할 때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맛보듯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임을 느끼게 해주는 마음속에 일어나길 바라는 진심의 소리가 아닐까 싶다. <김수연 기자>

유현수 기자
유현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

 irene0127@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