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금 모금, 다른 대학은 어떻게 하나?
발전기금 모금, 다른 대학은 어떻게 하나?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09.23 23:05
  • 호수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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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 소액기부 ‘KU 나누미’, 한림대 -‘기부 보험’

1. 건국대
전체 참여자 205명, 총 모금액 12,486,000원. 지난 7월 1일 개설된 건국대 소액기부 사이트 ‘KU나누미’의 8월 22일 현재 성적이다. 참여자 중 재학생 참여 비율은 36%로 가장 높다. 한 번 모금액이 천 원임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7월 26일 자 보도에서 ‘학생들의 의식 전환을 이끈 소액기부 사이트’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대외협력과 백미순 선생은 ‘KU나누미’의 기획 의도를 “젊은 세대를 기부 문화에 흡수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백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기부’라고 하면 ‘나이 먹고 성공한 뒤에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젊은 세대의 기부 참여율이 저조한 기부문화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것이 ‘KU나누미’의 목표”라고 밝혔다. 대학 재학 중에 학생들이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사회에 나간 후에도 이런 기부문화가 지속될 수 있게 해 보자는 것이 백 선생의 설명이다.

▲ 건국대 소액기부 사이트 'KU 나누미'
건국대 대외협력과 측은 “ARS를 통한 소액 모금은 이전부터 해왔고, 물론 지금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소액기부의 의도인 ‘재학생의 참여’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시각화’와 ‘재미’라는 요소를 도입한 것이 ‘KU나누미’라는 것. 일례로 ‘테마기부’를 들 수 있다. 테마기부란 모금액과 사용처를 미리 정하고, 자신이 그 테마 목표를 이루는데 ‘일조’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에 벤치를 만드는 사업에 돈을 낼 수 있고, 자신의 단과대 사업을 위한 기부를 할 수도 있다. 건국대 측은 “비록 가상공간이지만 자연스럽게 경쟁도 생기고, 단과대별 애교심도 생기는 것 같다”고 알려왔다.

이렇게 테마기부의 목표가 달성되면 동영상 자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벤치가 만들어지면 그 사업을 ‘명예의 전당’으로 올리고, 해당 사업에 참여했던 기부자들의 이름을 모두 올려준다. 만약에 ‘장학금 사업’이 있었다면, 그 장학금을 받은 학생의 감사 편지를 영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백미순 선생은 “사이트를 10년~20년 뒤를 내다보고 만들었다”며 “10년 뒤 다시 이 사이트를 찾아왔을 때, 자신이 참여했던 사업이 완성된 걸 보고 거기서 자기 이름을 발견하게 될 때 ‘기부에 대한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백 선생은 이러한 ‘KU나누미’의 최초 기획 의도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위해 학교 측에 별도의 운영자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사이트의 기획·개발에도 많은 시간이 들지만 유지·운영에도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천 원 이천 원씩 기부한 소액 기부자들의 재미있는 ‘기부 동기’를 읽을 수 있다. “내년쯤에 만들어질 벤치에 꼭 앉아보고 싶다”며 글을 남긴 어느 고등학생의 짧은 글이, ‘평생 모은 수십억을 기부해야 기부다운 기부’라는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2. 한림대
1982년 개교해 동문 수가 2만 명에 불과한 한림대는 ‘기부보험’을 발판으로 동문의 힘을 끌어내고 있다. 이 대학의 기부보험은 2007년 6월 삼성생명과 협약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최저 보험 가입금액은 1,000만 원부터 시작해 10억 이상도 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부자는 종신보험의 계약자 및 수익자를 대학으로 지정하고, 기부자 사망시 약정된 보험금액이 대학으로 기부되는 형태다. 한림대학교 발전협력팀 윤정수 선생은 “기부보험은 적은금액으로 나눔 문화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선진국형 기부활동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부보험 캠페인을 시작한지 1년 남짓 지난 8월 12일을 기준으로 총 150명이 참여해 보험 약정 금액은 17억 원을 기록했다. 1,000만 원 가입자가 가장 많고 1억 원 가입자도 있다고 한다. 동문이 적은 한림대의 기부원 비중이 교직원이 1위(55%), 동문이 2위(40%)를 차지하는 등, 동문을 타겟으로 한 ‘특별한 캠페인’이 실효를 거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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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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