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먼저 대학의 본분을 다하자
[사설]먼저 대학의 본분을 다하자
  • 단대신문
  • 승인 2011.11.22 14:09
  • 호수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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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대학가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늦가을의 추위로 인한 몸살이 아닌, 반값 등록금 이슈로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대학감사, 부실 대학,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퇴출 대학, 대학 구조조정까지. 부정적인 이슈가 끊임 없다. 우리나라 고등 교육이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최근의 계기를 통해 대학은 쇄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과연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 의미에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한다.


대학의 전통적 사명으로는 ‘교수’와 ‘연구’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사명은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교육, 학습 및 연구를 추구하여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다. 미국 UCLA의 사명은 “교육, 연구, 봉사”로 아주 간단히 표현되지만, 사실상 봉사가 교육이나 연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렇듯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날 대학이 연구, 교육 및 봉사를 주된 사명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은 사회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국내 대학들도 대부분 교수, 연구 및 봉사를 사명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본적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국내 대학은 몇이나 될까.


한편 우리 사회의 특수성 때문인지 국내 대학은 학문적 성과보다는 교육, 인격 완성을 강조하는 인식이 특이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학은 기본적 사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이마저의 역할도 상실해 가고 있다.


학생들에게 대학은 공부와 더불어 사회로 진출하기 전 스스로를 가다듬고, 인맥 형성의 장이 만들어지는 곳이었다. 그런데 돈독한 사제 관계, 두터운 선후배 관계는 이제 옛날 이야기 같다. 졸업하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교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지 졸업생에게 물어보면 오늘의 현실이 증명될 터이다.


21세기 사회는 더욱 더 다원화되고 상호의존적인 세계로 변화해가고 있다. 지식 자체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고, 대학의 본질 자체가 변화를 요구받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의 전통적인 역할만을 고수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대학의 대응은 전통적인 패러다임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과거 지향적이라 비판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언가를 가르치는 대학에서부터 너무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도 든다.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과거의 밑거름이 필요하다. 온고지신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에 급급하게 대처하기보다 먼저 기본에는 과연 충실히 임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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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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