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을 초월했을 때 초래될 세상을 보여주는 책"

저 자 올더스 헉슬리
책이름 멋진 신세계
출판사 문예 출판사
출판일 2018.03.20.
페이지 p.412
“개인이란 무엇이지? 우리는 식은 죽 먹듯 새로운 개인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일세.” p. 226
『멋진 신세계』에서 개인은 철저히 사회를 위한 부품으로 취급받는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발전이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 사회. 이런 걸 과연 문명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곳은 실업도 질병도 노화도 없다. 모두 자신이 맡은 바에 충실하고, 그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 만약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걱정 없다. 매일 배급 받는 ‘소마’ 한 알이면, 몽롱한 기분이 들며 다시 행복이 찾아올 테니. 그야말로 ‘유토피아’가 도래한 것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부모가 없다. 태아 생식은 사라진 지 오래고, 모든 아이들은 인공적으로 시험관 속에서 태어난다. 이들의 삶은 출생부터 계급, 그리고 직업까지 시험관 속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에 맞춰 실시된 ‘수면 시 교육’이 태어날 때까지 반복되고, 또 다시 반복된다.
감정부터 비판 능력까지, 개인의 모든 지적 활동이 통제되는 시대. 이들은 문학도 예술도 즐기지 못한 채 오로지 성적 유희만이 취미라고 인지한다. 모두가 이처럼 교육받았고,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 ‘멋진 신세계’에 야만인으로 살아온 존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야만인 격리구역에서 온 존은 문명사회가 표방하는 도덕적 가치가 자신의 기준과는 너무도 달라 충격받는다. 야만인 구역에서 함께 왔던 린다의 소마 과다복용 으로 인한 죽음에 존은 슬퍼하지만, 문명인들은 아무도 그 죽음에 공감하지 못한다. 존은 이런 문명사회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며 인간답게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지만, 모두 귀를 막은 채 존을 손가락질한다. 소마는 인간을 감정으로부터 격리시켰고, 수면 시 교육은 온갖 불합리한 가치들의 주입이었다. 기자는 상식이 깨지고, 도덕이 무너지고, 주관이 통제됐을 때 비로소 ‘유토피아’가 실현된다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왜?’라는 질문은 지금까지 인류를 발전시킨 원천이다. 때론 이성을 앞선 감정이 더 가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알 권리와 사사로운 감정을 품을 권리가 박탈당한 세상이라면, ‘개인’이라는 개념은 상실된 채 인간은 점점 퇴화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이라면 차라리 불행이 가치 있는 삶 아닐까. 과학의 발전이 종종 인류가 이륙해 온 인문학을 앞서는 듯해 보여도, 이 둘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변화에 맞춰 변하고 발전하되, 휩쓸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