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유가 시대와 우리의 생활자세
[사설] 고유가 시대와 우리의 생활자세
  • 단대신문편집부
  • 승인 2008.06.05 11:15
  • 호수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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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유가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00% 이상 상승하여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아 있다. 이런 급격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국제유가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국제유가의 급등은 원유의존도가 높은 국가 산업이나 개인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35년 전의 한국으로 돌아가 보자.

산업화의 피치를 올리고 있던 1973년 당시,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유가가 급등했다. 언론은 연일 ‘석유파동’의 위기와 대처방안에 대해 보도를 했고, 시민들은 위기감에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 등 말그대로 ‘오일쇼크’가 온나라를 휩쓸었다. 그 후 1979년 또 한번의 석유파동에 발생하였고, 국제유가는 석유파동 전 해인 1972년 배럴당 3.6달러에서 1979년 24달러로 급등하게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 수출이 겨우 10억달러를 돌파(1976년)하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지금의 정부나 기성세대는 그 때의 경험과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경제규모 때문인지 눈에 띄는 당국의 대책이나 생활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떠한가.

캠퍼스로 눈을 돌려보자. 이번 호 기획보도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강의실이나 사무실을 둘러 보면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비일비재하다. 대낮 햇살이 눈이 부실 정도인데, 실내에선 블라인드를 친 채 모든 형광등을 켜 놓은 강의실이나 사무실.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다지 어둡지도 않은데 형광등이 모두 켜져 있는 복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에너지 절약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편한 것만 추구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내 가정의 에너지 절약이 내 가계에 도움이 되듯, 우리대학의 에너지 절약은 우리 재정 운영에 도움이 됨은 자명하다. 캠페인이라도 벌려야 한 판이다. 캠페인이 필요한 부분은 또 있다. 캠퍼스 생활을 하는 우리의 자세는 사실 문제가 있다. 죽전캠퍼스의 건물 주변에는 벌써 보기 흉한 껌 자국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특히 지난 주 축제의 열기에 휩싸인 캠퍼스 곳곳은 처절했다. 대규모 공연이 지나간 현장에는 쓰러기가 넘쳐 났고, 부수시설들은 어지러히 흐트러져 있었다. 학과 주점들이 열렸던 공간 바닥은 눌러붙은 기름때와 그을음 등으로 아직까지도 불쾌한 악취가 감돈다. 사실 이러한 모든 비난을 학생들이나 이용자만이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 대규모 학내 행사가 있을 때, 행사 준비 측이나 대학당국도 쓰레기통을 적절히 배치한다거나 편의시설을 꼼꼼히 챙기고 관리해야 한다.

 유가폭등이라는 국제적 현상과 축제라는 학내 행사는 우리의 생활자세에 새로운 규범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나의 편함을 생각하기 이전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졸업하면 그만인 학교가 아니라 내 후배가 쓸 공간, 내 인격의 흔적이 남아 전통이 될 공간, 나의 배려가 우리 모두의 배려가 되어 생활의 유쾌함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생활의 규범과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

단대신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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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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