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행사’를 다시 생각한다
‘그들만의 행사’를 다시 생각한다
  • 단대신문사 편집부
  • 승인 2008.09.23 20:31
  • 호수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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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죽전캠퍼스에서는 제법 굵직한 행사들이 있었다. 취업·진로지원센터가 주관한 ‘2008 단국대학교 취업박람회’가 혜당관 일대에서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30여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또 이달 말부터 3일간 진행될 단국체전을 위해 단과대학별 예선 경기가 한 주 내내 대운동장에서 벌어졌다. 행사장은 왁자했지만 캠퍼스 전체 분위기는 여느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실 이런 현상은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학생들을 위한 행사라 할 수 있는 봄철 대동제 때나 작년 취업박람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쪽에서는 헌신적인 열성으로 행사를 준비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남의 잔치 구경 하듯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그들만의 행사’가 있을 뿐이었다. 교내 행사는 무엇 때문에 ‘그들만의’ 것이 되는가?

학생들의 관심 부족이나 행사 기획준비 측의 홍보 부족의 문제는 이제 지겨울 만큼 들었다. 물론 이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학생들이 점차 개인화되고 끼리끼리 분화되는 것은 우리대학만의 현상이 아닌 사회의 일반적 시류이다. 또한 ‘요즘 학생들은 …하다’는 학교 당국이나 교직원들의 체념적 우려도 너무 오래 했다. 요즘 젊은이의 생활습관과 태도는 시대가 낳은 것이고, 기성세대가 이루어 놓은 틀 위에 구축된 것이다. 이제는 시류를 반영한 행사를 찾아 준비하는 것이 맞다. 그처럼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행사를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을 듯하다.

교내 행사가 ‘우리 모두의’ 행사가 되지 못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른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대학 당국은 아무리 개인화된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이들을 교직원들과 연결지우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대학이란 조직은 의미가 없다. 또 교수들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좀 더 늘려야 한다. 교수의 기본 임무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 교육에는 분명 인성 교육이 포함된다. 다만 간과되고 있을 뿐이다. 교수 스스로도 학생과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개인화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학교 당국은 교내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홍보뿐 아니라 행정적 지원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주 체육대회 예선을 예로 들어 보자. 죽전벌에 새로이 자리한 멋들어진 대운동장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일반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학생을 위한 행사에 학생은 없고 학생회와 선수만 있는 형국이었다. 학생들의 참여가 적었던 이유야 다양했겠지만, 경기 시각과 수업시각이 겹쳐 참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이 기간에 수업운영 방식을 놓고 교수들은 적잖이 고민했을 것이다. 공식적인 휴강이 아닌 상태에서 수강생들을 대운동장으로 보내기도, 또 수업을 강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래서야 학생들이 마음 편히 체육대회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체육대회를 유지해야 한다면,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경기가 압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들만의’ 행사가 아닌 ‘우리 모두의’ 행사가 되기 위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단대신문사 편집부
단대신문사 편집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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