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대학생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대학생
  • 단대신문 편집팀
  • 승인 2008.12.02 12:13
  • 호수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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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12월이 왔다. 곧 여기저기서 2008년을 상징하는 지표들이 쏟아져 나올 거다. 한 외신 기사를 보면, 올해의 말은 단연 ‘구제금융’(bailout)이라고 한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를 상징하는 말로서, 미리엄-웹스터의 온라인 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었던 단어가 바로 구제금융이었다고 한다.

때마침 우리학교 양 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도 2008년 다독자(多讀者)와 ‘올해의 책’을 발표했다. 죽전캠퍼스의 다독자 1위를 한 학생은 올해 296권을, 천안캠퍼스 1위 학생은 254권을 읽었다고 한다. 이 수치는 해당 기간 하루 평균 1.1권과 0.9권으로, 분명 대단한 독서광들이 아닐 수 없다. 올 한 해 동안 우리대학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무엇이었을까?

죽전캠퍼스의 경우는 『11문자 살인사건』과 『아르헨티나 할머니』등 일본 작가의 작품이 강세였다. 천안캠퍼스의 경우,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과 퓨전판타지 『Copy능력 복제술사』 등이 상위권이었다. 그 외에도 양 캠퍼스 공히 『해리 포터』시리즈가 다수 상위에 올랐다.

이처럼 우리대학의 올해의 책 리스트를 보고 있자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사실 판타지 소설에 탐닉하는 독서 세태가 우리대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내 유수의 S대학에서도 판타지 소설들이 대학도서관 대출 최상위를 차지하였다고 한때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올 초 한국출판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은 11.9권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고 한다. 더욱이 성인의 25%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세태에서 보자면, 우리대학 학생들이 무슨 책을 읽든 상관없이 책 읽는 습관을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의 학생들은 강의와 관련된 추천 도서조차 읽기를 싫어한다. 이른바 ‘고전(古典)’은 어렵다며 읽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어려운 고전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책 읽는 습관과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읽기를 꺼려하는 것이리라.

‘책’이 어려운 게 아니라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고를 때에도 가벼운 것 위주로 흐르게 된다. 여가활동으로의 책읽기이지 교양활동으로의 책읽기가 되지 않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상상력의 시대이다.

책은 상상력의 보고(寶庫)이다. 어떤 분야의 공부를 하든 앞으로 어떤 일에 종사를 하든, 인문학적 상상력, 사회과학적 상상력, 자연과학적 상상력, 문화적 상상력 없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학업의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의 정신과 교양을 살찌울 수 있는 책을 찾아 읽자. 그리고 우리의 상상력을 키우자. 그 상상력은 개인과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단대신문 편집팀
단대신문 편집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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