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주역참동계발휘(周易參同契發揮)』
40) 『주역참동계발휘(周易參同契發揮)』
  • 김철웅 (동양학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1.10.11 13:22
  • 호수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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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眞人)은 잠잠하기가 깊은 못과 같다-

40) 『주역참동계발휘(周易參同契發揮)』

-진인(眞人)은 잠잠하기가 깊은 못과 같다-

  『참동계』에서, “환단(還丹)이 입에 들어가면 금성이 어그러지지 않으니 이것을 복용하면 수명이 장구하게 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불로 장생의 방법을 밝힌 도교 경전이다. 『참동계』의 저자 위백양(魏伯陽)은 생존 시기가 미상이나 도교를 창시한 장도릉(34~156)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고 한다. 명문가에서 태어난 위백양은 도술을 좋아해 나부산에 들어가 도를 닦았고, 절강성의 금뢰산에서 『참동계』를 지었다. 갈홍은 『신선전』에서 “『참동계』는 『주역』을 해석하는 것 같았으나 실은 연단(煉丹)을 논한 것이었다”고 하여 『참동계』가 『주역』을 통해 도교의 방술을 밝힌 책임을 분명히 했다. 『참동계』는 ‘단경왕(丹經王)’이라 불릴 정도로 도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경전이었다. 그리하여 후대에 『참동계』에 대한 해설서가 많이 나오게 되었다. 도교 경전을 집대성한 『정통도장』에는 11종의 주석서가 실려 있으며? 지금까지 대략 40여 종의 해설서가 전해지고 있다. 이 중에서 주희(1130~1200)의 『주역참동계고이』, 유염(1258~1314)의 『주역참동계발휘』, 진치허(1289~?)의 『주역참동계분장주』, 유일명의 『참동직지』, 주원육의 『참동계천유』 등이 특히 유명하다. 우리 대학 도서관에는 주희, 유염, 유일명의 해설서가 소장되어 있다.

  주희의 『주역참동계고이』와 유염의 『주역참동계발휘』는 조선에도 널리 유포되어 있었다. 그런데 ‘숭유억불’이 상징하듯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였다. 성리학은 송(宋)의 주희에 의해 집대성 되었는데, 그가 도교(道敎) 경전인 『참동계(參同契)』의 해설서를 낸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성리학자가 이단(異端)인 도교의 해설서를 낸 것에 대해 이규경은, “주희는 대유학자인데도 『참동계』의 학설이 나쁘다 하지 않았으니, 수행하는 선비가 이것을 써서 양생(養生)을 하여 천명을 온전히 하는 것은 진실로 죄를 짓는 것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하였다. 주희가 『참동계』의 해설서를 낸 것이나 이에 대한 이규경의 해명이 증명하듯 조선의 사대부들 사이에서 『참동계』가 널리 유행하였다. 신흠(1566~1628)은, “15세 때에 유염이 주해한 『참동계』를 얻어 그 방법대로 시험해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허균(1569~1618)은 「남궁선생전」에서, “『참동계』는 수련하는 데 가장 좋은 비결이며 선가(仙家)의 가장 높은 교리이다.”고 하였고, 『한정록』에서 『참동계』를 인용하여, “귀·눈·입 세 가지는 꼭 막고 열지 말라. 진인(眞人)은 잠잠하기가 깊은 못과 같고, 세속인은 법도 속에 매여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남구만(1629~1711)은 유염의 『주역참동계발휘』에서 인용된 주자의 『주역참동계고이』를 뽑아 엮었다. 남구만의 발문에 의하면, “효종 초에 일본인이 『참동계』를 요구해 와서 교서관에서 활자로 몇 백 권을 간행하여 신하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나는 이때 처음 『참동계』를 보았다. 문구의 아름다움을 좋아해서 반복하여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후 몇 개의 주석서를 보았으나 크게 깨달을 바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 사대부 사이에서 『참동계』와 그 주석서가 널리 유행하고 있었다.

  한편 『참동계』에서 “뼈는 아버지와, 살은 어머니와 연결된다”고 하였고, “사람의 생명은 동쪽에 있으니, 해가 동쪽에서 떠올라 만물이 이것을 우러러 살아간다. 이는 모든 만물이 태양의 정기를 빌려 생명으로 삼는 것이다. 태양은 생명의 근원이니, 이것이 신(神)에 붙어 있으면 여러 가지를 궁리하여 생각을 어지럽히고 생각을 어지럽히면 물건을 따라 옮겨 가며, 정(精)에 붙어 있으면 가득 차서 보전하기 어렵고, 보전하기 어려우면 생각을 어지럽혀 정기가 누설되기 쉽다.”고 자연의 원리를 통해 물욕을 경계하였다. 주희가 “『참동계』에 있는 방법대로 심신(心身)을 수양하면 그 효과가 마치 닭 잡는 데에 소 잡는 칼을 쓰는 것처럼 쉽다”고 한 것은 『참동계』를 우주 자연과 인격 수양의 원리를 밝힌 책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주희가 『참동계』를 주해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김철웅 (동양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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