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그림의 힘
  • 이다현
  • 승인 2019.03.05 23:27
  • 호수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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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둥근 원, 빨강, 그리고 체력 에너지
▲   바실리 칸딘스키, 동심원들과 정사각형들, 1913
▲ 바실리 칸딘스키, 동심원들과 정사각형들, 1913

체력의 에너지를 높여주는 그림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는 ‘원’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만다라’라고도 하는데, 분석심리학자 칼 융이 상담자의 무의식을 분석하는 중에 상담자가 만다라와 같은 문양들을 많이 그리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와 관련한 미술 치료가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원은 시작과 끝이 없는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영원’을 상징하고, 공간을 둘러싸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보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원을 색칠하면서 사람들은 내면으로의 회귀와 만남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만다라를 그리는 미술 치료는 임산부와 중년 주부, 직장인의 우울 등 여러 방면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는데, 그만큼 원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닿아 있는 형태라고 하겠습니다.

그림을 보면 그러한 원들 안에 강한 난색이 활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모든 칸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색은 무엇일까요?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 우리에게 에너지를 선물하는 비밀입니다.

투우 경기에서는 왜 빨간 천을 흔들까요?

사실 소는 색맹인 동물이라, 아무 색의 천이나 눈앞에서 너울너울 흔들면 그 움직임만으로 자극이 될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빨간 천을 쓰는 이유는, 소가 아니라 관객을 흥분시키기 위함입니다.

시각이라고 하면 보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시각은 인간에게 외부자극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면서 촉각과 후각, 청각 등을 동시에 자극하는 공감각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색체가 미학적인 측면 이외의 물리학, 화학, 생리학, 심리학적인 기능을 동시에 수반하는 것이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의대의 실험에 따르면, 똑같은 정신병 치료약을 빨강색으로 코팅했더니 사람들이 흥분을 했고, 파란색이나 녹색으로 코팅했더니 진정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제가 한 관찰 실험 중에도 그런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우선 유치원생 20명을 빨간색 방과 파란색 방에 나눠 머물게 합니다. 그리고 관찰을 했더니 빨간색 방 어린이들은 육체 놀이에 집중하는 반면, 파란색 방 어린이들은 책을 읽는 등 정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빨간색은 사람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눈으로 받아들인 광선이 시신경 자극을 통해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혈액순환을 높이고, 혈압과 체온을 상승시키고, 신경조직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제를 일부러 빨간색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이 그림에서 빨강이 적극 활용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겠지요.

체력이 떨어질 땐 이 그림을 책상이나 벽 등 가까운 곳에 두고 눈과 전신에 대한 자극제로 삼아도 좋을 것입니다.

김선현 작가

이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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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odm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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