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우리는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신유안 작가
  • 승인 2019.09.05 14:59
  • 호수 1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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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돼준다
▲ 사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돼준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여러 가지 삶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그중 한 가지를 꼽자면 사진과 영상이 대중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어디서나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어 기록에 남길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예전에는 특정 전문가들이 만든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누구나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프로의 세계에서도 기존의 형태로 사진이나 영상업을 하는 이들은 도태되거나 폐업을 하고, 사업의 형태도 결합하거나 분화되어 새로운 형태를 가진 분야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은 잘 나옵니다. 모든 기능을 자동으로 설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셔터만 누르면 보이는 이미지들이 보이는 대로 찍힙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진에 대한 가치가 하락해버렸다고 이야기합니다. 과거 필름 카메라로 한 장 한 장 촬영할 때의 소중한 가치와 간단하게 디지털로 수백 장씩 촬영하는 사진의 가치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의 대중화가 미친 좋은 영향-모든 현상에는 명암이 있습니다-도 꽤 됩니다. 사진의 대중화가 되면서 사람들은 카메라를 많이 보유하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카메라가 귀중품이나 사치품이었다면, 이제는 가정의 필수품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과거에는 엄두도 못 낼 사진 촬영에 대한 지식을 이제는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을 배운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영어를 배워왔습니다. 또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고, 필요에 따라서는 제삼 세계 언어를 배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취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 이기도 하지만 궁극적 이유는 삶을 확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권에서 일하거나 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영어권을 이해하고,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메라의 조작법부터 결과물이 가지는 의미, 상징성, 표의성 등을 배우는 과정은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사진도 사진 언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사진을 배운다는 것은 영어나 중국어처럼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사진 언어를 배우면 우리는 삶을 조금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우리는 ‘표현 수단’ 하나를 배우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이 표현 수단이 왜 중요할까요.     

한국 사회는 표현에 있어 보수적입니다. 유교 문화의 베이스에 타국의 침해, 군사 독재 등의 시대적 상황을 겪으며 ‘잘못 말하면 잡혀가’라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에 표현이 없고 과묵한 자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인식과 문화가 저변에 깔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린 시절 표현을 자제하고 과묵한 사람을 멋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을 중심으로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이러한 표현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회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내 감정을,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내 안의 감정을 충분히 표출하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할 때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그래서 폭력이나 욕 등의 극단적 표현방식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방식은 상대를 감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게나마 나를 표현하는 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심리적으로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 이러한 작업물들이 모이면 작품이 되고, 관심 있는 이들끼리 전시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할 수도 있고, 시를 쓸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나와 가장 잘 맞는 수단을 선택해서 나를 표현해 나가면 됩니다.     

사진은 글로 치면 소설보다는 시(poem)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고요하고, 집중력이 좋은 분야 중 하나입니다. 또한 세상의 조각 중 일부를 잘라 사각의 프레임 안에 담는 행위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여전히 매력적인 행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뭐 먹고 무슨 일을 했다는 식의 단순한 ‘기록적’ 요소를 뛰어넘어, 내 지금의 감정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한다든지, 작금의 사태에 대한 나의 시선을 형태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들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한 장의 사진들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사진 언어들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코너를 통해 우리는 사진으로 말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기초를 배워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 가슴속에 있는 예술적 감흥을 끌어내고, 나의 독자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신유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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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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