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22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치러진다. 대선 주자들의 여러 공약 중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공약은 ‘주4일제’다. 1일 근무시간은 주5일제와 같지만, 평일 중 지정한 하루를 쉬는 형태로, 이미 선진국의 몇몇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의 취지는 노동 시간을 줄여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탄소배출의 양을 줄여 점점 극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지만, 주4일제에 대한 찬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4일제 찬성 의견으로는 노동자들이 늘어난 여유시간만큼 휴식이나 취미 생활을 더욱 즐길 수 있어 정신적·육체적인 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은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 상승으로 인적 자원 이탈을 막고 업무 능률이 올라 기업 매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작년 기준 연간 근로 시간은 전체 38개국 중 3위지만, 노동생산성은 27위에 머물러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오래 일을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셈인데, 찬성 측에서는 주4일제 시행으로 능률을 높여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피력하고 있다.
반면 주4일제를 반대하는 측은 주5일제보다 하루를 더 쉬고, 기대만큼 능률이 오르지 않으면 기업이 임금을 삭감할 구실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재정이 넉넉지 못하면 결국 직원 수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빈부 격차가 심화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여러 업종 및 고용 형태 때문에 일괄적인 도입은 힘들 것이라는 반대 측의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현재 주4일제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쟁은 2005년 주5일제가 시행될 때도 비슷한 양상으로 벌어졌다. 현재 주5일제는 우려와 달리 우리 사회에 잘 안착했고, 우리 사회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단순하게 주4일제에도 같은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겠으나 시대가 발전한 만큼 정책이 적용될 여러 상황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 주4일제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더욱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들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