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라 불리는 ‘애플(Apple)’의 OTT 서비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디즈니플러스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진입해 김지운 감독, 이선균 주연의 <닥터 브레인>이라는 6부작 콘텐츠를 제일 처음 선보였다.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누군가를 쫓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평범한 수사극처럼 보이지만 뇌의 기억을 쫓는 일종의 두뇌 SF 스릴러물이었다. ‘죽은 사람이지만 뇌에 전기 충격을 주면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생기면서 뇌 속의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 이론적이긴 해도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 카이스트대 정재승(뇌공학) 교수의 조언을 일부 반영했다고도 했다.
인간의 두뇌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연산을 하며 기억을 저장하거나 온몸의 신경을 지배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후 인간은 인간의 지능을 닮은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AI 기술은 더욱 크게 발전했고 로봇이나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에 탑재되면서 일상생활에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AI 기술을 뛰어넘기 위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뉴럴링크(Neuralink)를 설립하면서 인간의 두뇌와 컴퓨팅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의 자산이 수천만 달러 이상 들어가기도 했고 최근에는 2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인간의 두뇌를 무엇인가와 연결하는 것은 정말 가능한 일일까? 더구나 머릿속의 생각만으로도 다양한 장치를 다룰 수 있다는 뇌 이식용 칩은 그야말로 획기적이지만 마치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어쨌든 연구는 지속 중이다. 인간이 단순한 생각만으로도 각종 전자 장치를 제어할 수 있도록 뇌에 이식하는 칩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초에는 원숭이에게 뇌 이식용 칩을 심고 실제로 비디오 게임을 제어하는 장면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수많은 외신이 이를 기사화했다. 원숭이는 게임을 즐겼을 뿐이고 그 보상으로 과일 스무디를 먹을 수 있었다. 만일 이 기술이 더 고도화되고 생체공학에 제대로 접목이 된다면 신체가 마비된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이론이다.
인간과 AI 그리고 기술의 조합은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현상일 수도 있다.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만지지 않고도 두뇌의 신경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행위는 일부에 불과하다.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 역시 이 기술의 일부라고 말한다. 일론 머스크의 머릿속에는 개념적 텔레파시(Conceptual Telepathy)라는 기술의 실현이 담겨있다. 쉽게 말하면 글로 써서 표현하거나 입 밖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온전히 ‘생각'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하며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로서 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의 포부와 야망은 남다르다. 테슬라는 물론이고 솔라시티와 하이퍼루프, 스페이스X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다. 뉴럴링크 역시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름다워 보이는 조감도 아래에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이 분명히 존재하곤 한다. 물론 이를 해결하고 뛰어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뉴럴링크가 개발하려고 하는 이식 칩은 수술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극히 일부라도 두뇌를 열어 수술하는 행위 자체는 이식하는 의료진이나 개발진 그리고 이식을 받는 실험자 모두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무엇인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가능할법한 해킹이나 원치 않는 부작용 역시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에 포함될 수 있다. 사실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긴다는 건 작은 부분일 수 있다.
‘그럼 이식하지 않고도 뇌파만 사용하면 된다’라고 하지만 이 역시 부정확한 신호로 인해 링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양쪽 모두 극단적인 단점이라 여겨질 수도 있고 과하게 해석한 부분도 조금은 없지 않으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일론 머스크 역시 해결이 필요한 숙제가 존재한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기를. 일론 머스크가 이루고자 하는 뉴럴링크의 기술이 온전히 인류에게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